식물방역법 개정…내년 4월 28일부터 시행
정부 허가받으면 병원균 연구·약제 제조에 활용 가능
병해충 유출·반출 금지…위반 시 최대 징역 3년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사과와 배나무를 고사시키는 과수화상병의 국산 방제약제 개발길이 열린다. 그동안 과수화상병 등 방제 대상 병해충은 법에 따라 방제해야 해 연구와 약제 개발에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앞으로는 정부 허가를 받으면 병해충을 시험·연구하거나 방제약제 제조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식물방역법’ 개정법이 오는 27일 공포된다고 26일 밝혔다. 개정법은 2027년 4월 28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방제 대상 병해충을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농식품부 장관의 허가를 받으면 해당 병해충을 시험·연구하거나 방제약제 제조에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대상은 과수화상병이다.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 등에 발생하는 세균병으로, 감염된 부위가 불에 탄 것처럼 검게 변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나무 전체가 고사할 수 있어 식물방역법에 따라 공적방제를 실시하는 병해충이다.
그동안 과수화상병은 법에 따라 방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관리돼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이 병원균을 활용해 방제약제를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현재 과수화상병 방제에 사용하는 농약은 수입 원제에 의존하고 있다. 원제는 농약의 약효를 나타내는 유효성분을 뜻한다. 국내에서 농약을 생산하더라도 핵심 원료를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구조다.
정부는 이번 법 개정으로 국산 방제약제 연구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국산 약제가 상용화되면 수입 원제 의존도를 낮추고 농가의 방제수단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공적방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연구개발을 위해 병해충 이용을 허가받더라도 엄격한 안전관리 의무를 적용한다.
허가받은 병해충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반출해서는 안 되며, 연구나 제조 등 이용을 마치면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병해충 이용 허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권한 재위임 근거도 마련했다. 농식품부 장관이 농촌진흥청장에게 위임한 권한을 국립농업과학원 등 소속기관의 장에게 다시 위임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내년 4월 법 시행에 맞춰 병해충 이용 허가와 안전관리 등에 필요한 하위법령을 정비할 계획이다.
정혜련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이번 식물방역법 개정으로 병해충 방제 관련 연구개발이 활성화되고 국산 방제약제 개발 성과가 농업 현장에 보다 신속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법 시행에 맞춰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제도가 현장에서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