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환자 1000명당 33명…작년 3.7배 급증세에 조기 발령
염증 반응이 혈전 유발…독감 유행 땐 심근경색 사망 위험
고용량 백신, 심부전 입원 21%↓…사노피 ‘에플루엘다’ 유일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본격화하면서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고령층과 심혈관질환자 등 고위험군 건강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독감은 단순 호흡기 감염에 그치지 않고 체내 급성 염증을 일으켜 혈관 벽을 무너뜨리고 심근경색·심부전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방역당국은 독감 환자 급증에 맞춰 지난 9월 11일 ‘2026~2027절기 독감 유행주의보’를 조기 발령했다. 전년 대비 약 한 달 이상 빠른 시점이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결과 올해 39주차(9월 20~26일) 독감 의사환자(의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3.0명으로, 전년 동기간(9.0명)의 약 3.7배 수준에 달했다. 최근 4주간 의사환자 분율 역시 36주차 25.3명에서 37주차 31.0명, 38주차 32.3명, 39주차 33.0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독감이라도 위험은 다르다…고령층·심혈관 질환자 주의
의료계는 독감이 단순 호흡기 질환과 달리 전신 염증 반응을 동반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고령층은 나이가 들면서 면역 기능이 저하되는 ‘면역 노화’를 겪는 데다 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등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아 방어력이 떨어진다. 독감 감염 이후 입원이나 기저질환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큰 이유다.
실제 해외 임상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 독감 발생이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사망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심근경색 사망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져, 이전 14일 동안의 독감 발생률이 늘어날수록 심근경색 사망률이 5.8~13.1% 증가했다.
독감 감염으로 체내 염증 반응이 커지면 혈관 벽에 쌓여 있던 동맥경화 찌꺼기(죽상경화반)가 불안정해지고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심근경색과 같은 급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인다.
곽경근 대한내과의사회장은 “고위험군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것을 넘어 기저질환의 악화 위험을 낮추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특히 고령층은 면역노화와 만성질환으로 인해 인플루엔자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고, 심혈관질환자는 감염이 심혈관계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어 예방접종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량 독감 백신, 감염 넘어 ‘입원 부담’ 감소 근거 확인
고령층에서는 면역 노화로 인해 일반 표준 용량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충분한 면역 반응을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표준 용량보다 항원 함량을 높인 고용량 독감 백신이 개발됐다.
최근에는 백신의 효과를 단순 감염 예방을 넘어 입원과 중증 합병증 감소 등 실제 임상 예후 지표까지 확인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65세 이상 약 46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FLUNITY-HD’ 임상 분석에 따르면, 고용량 백신 접종군은 표준 용량 백신 대비 실험실 확진 독감 입원을 31.9% 감소시켰다. 독감 또는 폐렴 입원은 8.8%, 심폐질환 입원은 6.3%, 전체 입원율은 2.2% 각각 줄어 주요 입원 지표 전반에서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심혈관 관련 입원 감소 효과도 두드러졌다. 고용량 백신 접종군은 모든 심혈관 질환 입원이 6.6% 적었고, 모든 호흡기 질환 입원은 6.5% 줄었으며, 특히 치명적인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21.3%나 감소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별도의 비교 연구(QHD00013)를 통해 3가 고용량과 4가 고용량 제형 간 면역원성의 비열등성이 입증돼 유효성이 상호 적용된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고용량 독감 백신은 사노피의 ‘에플루엘다프리필드시린지(인플루엔자분할백신)’다.
곽 회장은 “65세 이상 고령층·심혈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입원이나 합병증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여러 백신 선택지 가운데 해당 환자군에서 위험 감소 효과가 확인된 백신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접종 여부만 결정하기보다, 고위험군이라면 여러 선택지 중 본인의 중증·입원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백신이 무엇인지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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