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시가 12억 초과 주택 1년 새 92%↑
성남·수원·과천 등 10곳에 99% 집중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경기도에서 공시가격 12억원을 넘는 주택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경기 주요 지역으로 번지면서 성남·수원·과천 등 기존 고가주택 밀집 지역은 물론 안양·광명·하남 등에서도 고가주택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경기도 공시가 12억 이상 주택 1년 새 93.7% 급증
8일 경기도 세정과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경기도 주택분 재산세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에서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한 주택은 총 10만516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5만2268가구보다 4만8248가구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92.3%에 달한다. 1년 만에 고가주택이 사실상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가격 구간별로 봐도 12억원 초과 주택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은 지난해 381만236가구에서 올해 376만7252가구로 4만2984가구(1.1%) 감소했다.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주택도 164만1848가구에서 163만9977가구로 1871가구(0.1%) 줄었다.
반면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주택은 34만4298가구에서 38만4424가구로 4만126가구(11.7%) 늘었다.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주택도 9만6146가구에서 13만7392가구로 4만1246가구(42.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69%로 동일했다는 점에서 12억원 초과 주택의 급증은 공시가격 산정 기준의 변화보다는 집값 상승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전년과 같은 69%로 적용해 시세 변동만 공시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12억원을 현실화율 69%로 단순 환산하면 시세 약 17억4000만원에 해당한다. 공시가격 12억원을 넘어선 주택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에서도 17억원 안팎 이상의 고가주택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의미다.
고가주택 증가는 서울과 가까운 경기 주요 지역에 집중됐다. 수원·성남·안양·광명·과천·구리·의왕·하남·용인·화성 등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투지거래허가구역이 포함된 10개 시에서 공시가격 12억원을 초과한 주택은 올해 총 9만9434가구로 집계됐다. 경기도 전체 10만516가구의 98.9%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10개 지역의 12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 5만1326가구에서 올해 9만9434가구로 4만8108가구 늘었다. 증가율은 93.7%로 경기도 전체 증가율보다도 높았다. 3년 전인 2023년(2만5985가구)와 대비해선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6.37% 상승했다. 서울의 상승률(18.60%)보다는 낮지만, 경기에서도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이 잇따라 12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성남 3.4만채 늘고…안양은 9배 가까이 급증
지역별로 보면 성남에서 고가주택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성남시의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 3만4115가구에서 올해 6만8302가구로 3만4187가구 늘었다. 증가율은 100.2%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수원도 같은 기간 2890가구에서 5172가구로 2282가구 늘었다. 증가율은 79.0%다. 과천은 1만2608가구에서 2만1169가구로 8561가구 증가해 67.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안양과 광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안양의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 79가구에서 올해 690가구로 611가구 늘었다. 1년 만에 약 8.7배로 불어난 것이다.
광명도 같은 기간 70가구에서 359가구로 289가구 증가하며 5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남은 718가구에서 2451가구로 1733가구 증가해 3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 의왕은 43가구에서 91가구로, 용인은 391가구에서 522가구로, 화성은 303가구에서 542가구로 증가했다. 구리 역시 109가구에서 136가구로 늘었다.
서울 인접지·반도체 벨트까지 고가주택 확산
특히 주목되는 것은 기존 고가주택 밀집 지역인 성남·과천뿐 아니라 안양·광명·하남 등 서울 인접 지역에서도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이 빠르게 늘었다는 점이다.
성남과 과천은 분당·판교를 중심으로 재건축 기대감 등이 집값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안양 역시 평촌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이 집값에 반영되면서 고가주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과천시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59㎡는 2025년 2월 16억원(2층)에 거래됐지만, 가장 최근인 올해 8월에는 6억원 넘게 오른 22억40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안양시 동안구 목련6단지 전용 131㎡도 지난해 5월 15억원(1층)에서 올해 8월 20억원(15층)으로 1년 만에 5억원이나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광명은 서울 구로·금천구와 인접한 입지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더해지면서 집값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남·용인·화성 등에서는 서울 접근성과 함께 반도체 산업단지 및 관련 기업의 투자·고용 확대가 주택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성남시의 경우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성남시 분당구·수정구 등의 재건축 이슈가 집값을 끌어올린 요인”이라며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과급과 사내대출 영향이 화성시 동탄구뿐 아니라 용인시 수지구, 수원시 영통구, 하남시까지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동탄은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가 올해 6월에는 22억2500만원(33층)에 거래되며 20억을 돌파했다.
이어 “이전에는 분당·과천만 가격이 올랐다면 이제는 그 외 지역에서도 대출 규제에 따른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며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