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국의 한 여성이 아파트 단지 주차 공간 196면을 한꺼번에 사들인 뒤 임대해 수익을 올리고 웃돈을 붙여 되팔자 주민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법원은 주차 공간 대량 매입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SNS에서 아파트 단지 주차 공간 196면을 사들인 여성의 사연이 확산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사건은 중국 후난성 창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졌다. 2018년 완공된 이 단지는 건설 당시 상점과 학교, 대중교통 등 생활 기반시설이 부족해 개발 전망이 밝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파트뿐 아니라 주차 공간 역시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 모 씨는 현지 당국의 지역 개발계획을 살펴본 뒤 향후 주변 지역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해 1400만 위안(약 28억원)을 들여 주차 공간 196면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이는 해당 단지 전체 주차 공간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당시 다른 입주민들도 주차 공간을 살 기회가 있었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우 씨의 예상대로 주변 지역 개발이 빠르게 진행됐다.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입주민이 늘었고, 자연스럽게 주차 공간 수요도 급증했다.
우 씨는 자신이 사들인 주차 공간에 주차 잠금장치를 설치해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고, 일부 주차 공간은 월 500위안(약 10만원)에 임대했다. 이는 2018년 개발업체가 책정했던 임대료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주민들은 월 300위안으로 임대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했지만 우 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 씨는 주차 공간을 한 면당 약 10만 위안(약 2000만원)에 매물로 내놨다. 일부 공간은 최초 매입 가격보다 최대 80% 높은 가격에 판매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민들의 반발은 커졌다. 주민들은 우 씨가 처음 주차 공간을 매입했던 가격 수준으로 되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정부 관계자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일부 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해 우 씨와 개발업체 사이에 체결된 주차 공간 매매계약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그러나 2024년 2월 창사시 법원은 우 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개발업체가 당시 주차 공간을 매물로 내놓고 입주민들에게도 구매 기회를 제공했지만 주민들이 이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우 씨가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금을 마련해 대량으로 주차 공간을 매입했고, 그에 따른 시장 위험도 스스로 부담했다고 봤다. 아울러 법적으로 개인 한 명이 소유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의 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도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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