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90%가 민간…정비사업·민간임대 지원해야”
“리모델링 방치 안해…재건축과 같은 조건서 지원”
“심의 지연 동의 어려워”…사전협의로 병목 최소화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서울 집값 흐름을 두고 ‘평탄화’가 아니라 ‘상향평준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남권 일부 지역의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성북·노원·중랑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지역의 상승폭이 더 커지면서 서울 전체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오 시장은 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서울 집값 흐름과 관련해 “평탄화라고 하면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는 뉘앙스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강남권과 서울 외곽의 집값 흐름이 엇갈리고 있지만 이를 서울 주택시장 전체의 안정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8월 둘째 주 이후 약 8주 동안 강남구와 서초구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같은 기간 성북구는 3.18% 올랐고 서대문·중랑·노원·강북구 등도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이 내려가는 폭보다 서울 전역에서 올라가는 폭이 훨씬 크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외곽지역이 오르는 상황을 두고 평탄화됐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전세시장 상승세도 서민 주거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오 시장은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이 1.34% 상승했고 특히 동북권 등 외곽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수치들이야말로 서민들을 가장 힘들게 하고 옥죄는 수치”라며 “집을 사기도 어렵고 전셋집을 구하기도 어려운데, 어렵게 구하더라도 가격이 높고 월세 부담까지 커진 것이 지금 서울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민간 주택 공급을 적극적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 공급에서 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그 안에서도 민간이 약 90%, 공공이 약 10% 수준”이라며 “정부가 강조하는 공공 중심 공급만으로 서울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비사업 외에도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세제와 금융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오 시장은 “민간 장기임대주택을 활성화하려면 세제 혜택과 금융 혜택 등 사업 유인을 줘 투자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뿐 아니라 캐나다 연기금을 비롯한 해외 자본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는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간의 유인책만 마련해도 서울 임대차시장이 공급 우위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동안 정부가 이런 부분에서 계속 망설여왔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협의에서도 민간 공급 활성화를 주요 의제로 제시할 계획이다. 그는 “국토부 장관이 바뀐 만큼 회동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만나게 되면 민간 정비사업과 장기임대주택을 활성화할 수 있는 세제·금융 지원 등을 다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대해서도 지원 기조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리모델링이 재건축에 비해 주거환경 개선이나 가구 수 증가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민선 9기에는 리모델링을 굳이 방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면서 리모델링으로 갈 수 있었던 단지 상당수가 재건축으로 선회했고, 그 과정에서 리모델링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자제해왔다”며 “앞으로는 재건축과 같은 조건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고 필요한 촉진책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비사업 심의 과정에서 개별 심의위원 판단으로 사업이 지연된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그런 문제 제기가 실제로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는 점검해보겠다”면서도 “심의 지연이라는 지적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도시계획 심의에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렸다면 통합심의 도입 이후 빠르면 한 달, 통상 수개월 안에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에는 심의 전에 사전협의를 거쳐 지연 요소를 미리 해소하고 한 번의 심의에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qu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