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거’ 들고 내한한 톰 크루즈
13번째 내한서 입증한 특급 신뢰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여러분이 불러만 준다면, 한국에 30번은 더 오고 싶어요.”
1994년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한국 땅을 밟은 이래로 벌써 13번째 내한이다. 할리우드 스타 사상 역대 최다 방한 기록이다. 이젠 ‘톰 형’으로 불릴 만큼 친근한 배우 톰 크루즈다. 이번엔 배우 인생 사상 전례없는 연기 변신을 보여준 새 영화 ‘디거’를 들고 찾아왔다.
톰 크루즈는 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영화 ‘디거(Digger)’의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번 내한에선 당초 각본과 연출을 맡은 거장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이 동반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출국 직전 예기치 못한 개인 사정으로 입국이 불발됐다. 톰 크루즈는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을 누구보다 고대했던 이냐리투 감독이 입국하지 못해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화 ‘디거’는 그린란드 빙하 시추 현장의 미세한 균열이 촉발한 전 지구적 기후 재앙 속에서, 위기를 자초한 괴짜 석유 재벌 디거 록웰이 ‘인류의 구원자’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블랙코미디다.
톰 크루즈는 “전 여러 장르의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를 볼 때도, 제작에 참여할 때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전에도 스티븐 스필버그, 스탠리 큐브릭 등 역대 다양한 거장 감독들과 함께해왔다”며 연출을 맡은 이냐리투 감독에 대해 “거장이고 역사적인 감독이자 엄청난 예술가”라고 했다.
그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독창성이라고 했다. 톰 크루즈는 “‘디거’는 제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영화였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하고 싶었다”며 “감독님은 무려 9년 동안 이 영화를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이 작품을 위해 톰 크루즈는 불룩한 복부와 벗겨진 머리를 표현하는 특수분장까지 감행, 오랫동안 각인된 ‘액션 히어로’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이미 톰 크루즈의 연기는 국내외 영화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오스카 트로피를 노리고 선택한 역할이 아니다. 나는 그저 영화를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영화 인생의 중심은 언제나 스토리텔링과 관객에 맞춰 있다”며 “어떤 영화든 만드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특권이자 귀한 경험이다. 이 영화는 이냐리투 감독이 영화의 구조와 스토리텔리의 문법을 완전히 바꾼 작품”이라고 했다.
세상을 쥐고 있는 지상 최고의 거부와 미국을 떠받치는 정치인들의 오만과 무례, 좁은 식견은 ‘디거’라는 무대 위에서 낱낱이 까발려져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된다.
톰 크루즈는 ”기상천외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었다“며 ”이 작품은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이야기 자체는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적인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인물들이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본다면 이야기의 초월성을 온전히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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