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지층 확장성 뚜렷”경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에 나섰다. 여권만큼이나 이를 민감하게 바라보는 게 야권이다. “가장 무서운 상대는 유승민”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야권 지지층으로의 확장성이 가장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유승민이 그립다”고까지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도 유 의원의 대권행에는 경계할 수밖에 없는, 야권의 딜레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유 의원은 야권에 가장 ‘난감한 상대’로 평가받았다. ‘적이면서도 적 같지 않은’ 상대로 불렸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유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부를 직접 겨냥했고, 야권에서도 유례없이 “보수가 나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라고 극찬했다. 유 원내대표의 당시 연설은 그 뒤로도 야권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최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연설 직후 더민주는 논평을 통해 “할 말은 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그립다”고까지 했다.
원내대표 사퇴나 탈당ㆍ복당 과정 등에서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오히려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온 유 의원이다. 더민주 한 재선 의원은 “대선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과 같은 후보는 오히려 대응할 전략이 명확하다. 야권 지지층이 겹치는 유 의원과 같은 후보가 더 난감하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유 의원의 한림대 강연에서도 이 같은 성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유 의원은 조선해운업 부실과 관련, “정부가 계속 ‘서별관회의’에서 돈을 대줬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고위공직자비리수서처에 대해서도 “공수처 신설 요구를 안 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선 행보를 고려하듯 여야 잠룡의 주요 정책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이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집중 조명하고 있는 모병제 등을 ‘정의에 어긋나는 사례’로 꼽았다. 유 의원은 “모병제를 시행하면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대를 가게 된다”고 했고, “서울 청년이나 강원 청년이나 국가로부터 같은 혜택을 받는 게 정의로운 정책”이라며 서울시 청년수당을 비판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