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마을버스, 인력난으로 03번 배차간격 늘려
인력난→승객수 감소→재정악화→인력난 악순환
북한이탈주민 20명 취업연계 추진했지만, 2명만이 취업
![[연합뉴스]](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9/news-p.v1.20250509.42f37d80ec7d4e8d8b72be33a349757d_P1.jpg)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 서울 영등포 당산동 4가와 영등포로터리를 오가는 마을버스 03 버스는 지난 3월 12일부터 배차간격을 늘렸다. 배차간격이 최대 17분에서, 최대 22분으로 5분 늘어나면서 승객 불편은 심화됐다. 운전기사가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운영사인 대영마을버스 박종석 대표는 통화에서 “배차간격이 늘어나면서 승객수는 줄고, 이는 또 재정 상황 악화로 연결된다”며 “운전사들의 처우개선이 되지 않으면 다시 인력난이 심화된다”고 말했다.
서울 마을버스이 인력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마을버스 운수종사자 수는 3007명으로 적정인원 3517명에 한참을 못미친다. 지난해 2918명보다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앞서 언급한 마을버스 03번 버스 운전사도 코로나19 전인 17명에서 12명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인력난이 심화됐지만, 회복이 더디다.
낮은 처우가 마을버스 인력난의 가장 큰 원인이다.
마을버스는 만근을 했을 경우 월급여가 327만원이다. 시내버스는 450만원~500만원 선이다. 급여 차이가 나다보니 마을버스를 시내버스 취업을 위한 ‘연수단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서울 시내버스 운송업체들 대부분이 기사 채용시 마을버스 경력 1년을 요구한다며 “한꺼번에 마을버스 기사를 뽑아놓으면 1년 후에 한꺼번에 이직을 하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마을버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9/news-p.v1.20250509.4364b4708b224c1cb2a4cef03d4d778c_P1.jpg)
서울시와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의 인력난 해소 노력에도 상황은 쉽지 않다. 조합의 건의로 서울시가 외국인 운전기사 채용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고용노동부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서울시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취업연계도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북한이탈주민 마을버스 운전자 취업 연계 지원에 나섰지만, 당초 목표한 20명 중 2명만이 마을버스 회사에 취업했다.
인력난은 배차간격과 운행횟수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마을버스 운행률은 2019년 말에 비해 24% 줄었다. 운행횟수 감소는 승객감소로 또 이어진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117만명이었던 일평객 승객수는 2020년 이후 8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조합에 따르면 서울시내 140개 마을버스 운송업체 중 적자로 서울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업체는 105개다. 코로나19 전에는 70~80개 업체가 재정지원을 받았다.
마을버스 업계의 재정상태가 코로나 펜데믹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마을버스가 그간, 지하철과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면 PM(개인이동수단) 등의 발달로 과거보다 마을버스의 중요성이 줄어 든 것도 요인이다. 마을버스 업계 관계자는 “마을버스를 대체하는 수단이 늘고 있다”면서 “이와함께 각 구별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서울시는 올해 마을버스 지원 예산을 3년만에 증액했다. 재정지원금은 지난 2022년 495억 원에서 2023년부터 455억 원, 2024년 361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는 415억원으로 늘었다.
재정지원 규모는 서울시와 마을버스운송조합이 매년초 협의를 통해 책정하는 ‘재정지원 기준액’을 통해 결정된다. 재정지원 기준액이 결정되면 추경으로 일정금액을 늘리는 식이다. 재정지원 기준액은 시가 격년마다 용역을 통해 책정하는 ‘마을버스 운송원가’를 근거로 한다.
이달에도 마을버스운송조합과 서울시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보통 2~3월에 마무리되는 협의는 지난해부터 5월이 되서야 결론이 나고 있다. 조합은 안전운행과, 배차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이 금액를 더 높게 책정하려하지만 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손사래를 친다.
조합은 올해 재정지원기준액 54만원을 요청했다. 마을버스 차량 한대당(2교대 포함) 2.48명의 운전기사가 필요하다 보고 산정한 금액이다. 서울시는 예산 부족등을 이유로 운전기사 2.2명을 기준으로 책정하려 한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는 50만원을 넘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시의 재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무턱대고 요구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책정된 마을버스 재정지원 재정지원기준액 48만6098원이었다.
서울시도 고민하고 있다. 시는 최근 발주한 마을버스 운송원가 책정 용역에 마을버스 정책방향 연구를 추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마을버스 업계가 침체됨에 따라 서울시에서 다양한 정책(마을버스 요금인상, 재정지원기준 확대 등)을 시행한바 있다”며 “정책결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업계의 현황과 향후 성장방향 모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