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 대이변이 일어났다. 인기 BJ를 대거 배출한 숲(전 아프리카TV)이 사상 처음으로 네이버 ‘치지직’에게 월 이용자수 1위 자리를 뺏겼다.
출시 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네이버 치지직이 숲을 빠르게 추격한데 이어 1위 자리까지 꿰찼다.
스트리밍 ‘절대강자’ 자리를 지켜왔던 숲에게는 큰 충격이다. 아프리카TV는 창업자인 서수길 대표까지 경영 일선에 복귀, 조직 재정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치지직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2만1729명으로 숲(240만3497명)을 제치고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치지직이 MAU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처음이다.
뒤늦게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든 치지직은 출시와 함께 공격적으로 숲을 맹추격해왔다. 특히 지난달 ‘리그오브레전드(LoL) 케스파컵’ 대회 단독 중계권을 따낸 것이 결정적인 ‘한방’이었다는 평가다.
스트리머 채널과 카페를 연결하거나, 네이버페이로 결제를 연동하는 등 막강한 네이버 생태계를 적극 활용한 점도 빠르게 이용자 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숲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숲은 인기 BJ 대거 배출하면서 수십, 수백억원의 수입을 기록하는 BJ들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숲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숲은 지난해 별풍선 상위 10명의 BJ들에게 총 656억 원을 지급했다. 대표적인 인기BJ인 BJ커맨더지코의 경우 지난해 별풍선 3억개를 받고 숲로부터 200억여원을 환전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BJ커맨더지코는 과거 62억원이 찍힌 자신의 주식 계좌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별풍선 매출의 의존도가 높은 숲의 수익 구조상 치지직과의 경쟁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숲은 매출의 78.4%가 별풍선 비롯한 유료콘텐츠에서 발생한다. 시청자가 별풍선을 BJ에게 선물하면, 숲과 나눠 갖는 구조다. 일부 인기 BJ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치지직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숲도 서둘러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들어갔다. 아프리카TV 창업자인 서수길 숲 최고BJ책임자(CBO)가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2021년 12월 대표직을 내려놓은 후 3년 만에 복귀다.
서 대표를 필두로 별풍선에 쏠려있는 수익 구조를 바꾸고 수익 다각화에도 총력전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글로벌 및 신규 사업 추진을 통해 숲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주도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확대, e스포츠 중심 사업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