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미국 하버드 의대생이 실험을 위해 일주일 동안 채식주의 식단을 실천한 결과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폭스뉴스에 따르면 닉 노르위츠(25) 박사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채식 식단을 시도했더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갔다’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노르위츠 박사는 처음 일주일간 거의 고기만 먹는 육식 식단을 한 뒤 다음 일주일 동안에는 식물성 식품만 먹는 비건(Vegan: 완전 채식) 케토(Keto: 저탄수화물 고지방 섭취) 식단을 시도했다.
그는 두부를 중심으로 비건 단백질 파우더, 시금치, 콩나물, 다크 초콜릿 등을 섭취했다. 지방 공급원으로는 마카다미아 오일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참기름을 추가했다.
그 결과 포화 지방 섭취를 4배 이상 줄이고 섬유질 섭취량을 늘렸는데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80mg/dl에서 200mg/dl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DL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데, 혈관벽에 과도한 콜레스테롤 침착을 유발해 동맥경화증과 심장질환 위험을 높인다.
노르위츠 박사는 “솔직히 말해서, 제 위장은 비건 식단으로 인해 꽤 불편했다”며 “비건 식단으로 총 지방과 포화 지방을 덜 섭취하고 섬유질을 더 많이 섭취하고 콜레스테롤은 전혀 섭취하지 않았는데도 총 LDL 콜레스테롤이 실제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노르위츠 박사는 그 이유에 대해 ‘칼로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건 케토 식단을 유지하면서 그는 하루에 2054㎉를 섭취했다. 반면 육식 식단을 할 때는 하루에 3479㎉를 섭취했었다.
노르위츠 박사는 비건 식단으로 4.2파운드(약 1.9㎏)를 감량했는데, 이것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 발표된 연구를 보면 저탄수화물 식단을 하는 이들에게서 LDL 콜레스테롤과 체질량지수(BMI) 사이에 ‘역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분석 결과 BMI가 25 미만인 마른 집단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마른 사람일수록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많이 상승한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가 저탄수화물 식단을 섭취하는 날씬하고 활동적인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르위츠 박사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뇌 대사 관련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딴 뒤 현재 하버드 의대에서 의학 박사 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계란이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한달 동안 직접 달걀 720개를 먹으며 실험한 결과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노르위츠 박사는 계란을 통해 총 13만3200㎎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했지만 오히려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20% 감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