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위…AI·기술주 투자심리 척도될 듯

엔비디아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과 SK하이닉스 HBM3E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엔비디아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과 SK하이닉스 HBM3E가 전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오는 21일(한국시간) 발표될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8~10월)이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지는 미국 주식시장의 향방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인공지능(AI) 칩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뉴욕증시 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등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주 나올 엔비디아 실적은 기술주와 AI 관련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뉴욕증시는 미국 대선 이후 시장을 이끈 ‘트럼프 트레이드’의 차익 실현 물량과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등에 급락한 바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24% 각각 떨어졌다.

엔비디아가 3.25% 급락하면서 다른 반도체와 AI 관련주의도 급락이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42% 떨어졌다.

엔비디아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2% 급증한 300억달러(약 40조2000억원)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287억달러를 4.5% 넘었다.

LSEG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330억달러, 순이익은 184억달러로 각각 관측됐다.

지난 8월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 매출을 325억달러로 예상한 바 있다.

2분기 매출은 300억달러, 주당순이익은 0.68달러로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87억달러, 0.64달러를 모두 넘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떨어졌다..

2분기 실적과 3분기 실적 전망 모두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이전보다 상회 폭이 줄어든 게 주요 이유였다.

엔비디아를 마지막으로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은 막을 내린다.

S&P 지수 기업들의 실적 증가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주도한다.

LSEG의 수석 애널리스트 타지네르 딜론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의 3분기 이익이 약 30% 급증한 데 비해 나머지 493개 기업은 4.3% 증가에 그친 것으로 전망했다.

루스키니는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이익 성장을 이끈 것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매그니피센트 7”이라고 했다. 매그니피센트 7은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 모기업),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테슬라 등 미국의 7대 기술 기업을 일컫는다.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2배를 넘어서고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