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경기 하남시에서 열린 야간 마라톤 대회에서 20명 이상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대회가 조기 종료됐다.
1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7시부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 대회 시작 1시간 만에 29명이 탈진 증상을 보였다. 대회에는 약 1만명이 참가했다.
이 중 19명은 인근 대학병원 등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의식불명에 빠진 30대 환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위급하거나 생명에 지장이 있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에 치러진 경기였지만, 당시 하남시 기온은 31℃를 넘었다.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는 이보다도 1~2℃ 더 높았다.
소방당국은 사람들이 탈진해 쓰러졌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 응급진료소를 설치했다. 하남시는 환자가 속출하자 소방당국과 함께 대회 주최 측에 대회 중단을 요청해 조기 종료하도록 했다.
참여자들은 대회 홈페이지에 "안전 대책이 전혀 없었다", "최악의 대회", "마실 물도 부족했다" 등 성토했다. 한 참가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중반부터 쓰러진 사람이 보였는데, 마지막 2㎞를 남긴 지점부터는 대략 100m마다 참가자가 쓰러져 있었다"면서 "조명도 부족해 어둠 속에서 사람이 쓰러졌다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7일 오후 11시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는 2704명에 이르며, 온열질환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2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