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역습” 테슬라 ‘대항마’ 상장 돌입…몸값 ‘94조’ 노린다
2019년 제프 베이조스 당시 아마존 CEO가 리비안 전기밴 10만대 주문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의 악연이 전기차로 확대?”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투자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이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리비안은 ‘테슬라 대항마’, ‘제2의 테슬라’ 등으로 불리며 전기 픽업트럭·SUV를 주력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아마존과 테슬라를 각각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가 우주탐사 소송까지 불사하며 맞붙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전선이 전기차로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유치만 12조…시총 GM 상향 목표

리비안은 27일(현지시간) IPO(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리비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 양식인 S-1 서류를 제출했다.

당장 로이터 등 외신은 리비안 상장 돌입에 디디추싱과 쿠팡에 이어 다시 한 번 미국 IPO 시장이 달아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리비안은 IPO를 통해 약 82조~94조원(700억~800억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제너럴모터스(GM)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수치다. 한국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최근 럭셔리 전기차 루시드 모터스가 나스닥 상장 후 평가받은 가치(340억달러)의 2배 수준이다.

“아마존의 역습” 테슬라 ‘대항마’ 상장 돌입…몸값 ‘94조’ 노린다
리비안 주력 모델 전기차 픽업트럭 ‘R1T’

리비안은 이미 12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한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투자자는 아마존이다. 제프 베이조스는 앞선 2019년 아마존 CEO이던 당시 리비안 전기밴 10만대를 주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포드자동차와 소로소펀드매니지먼트, 블랙록 등도 주요 투자자다.

상장 돌입과 맞물려 리비안은 주력 모델 출시도 앞두고 있다. R.J. 스카진 리비안 창업자는 다음달 전기 픽업트럭 ‘R1T’ 모델을 출고하고, 이어 곧바로 SUV ‘R1S’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아마존의 배달용 전기밴도 개발 중이다.

우주전쟁 이어 전기차 2R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아마존 최대 주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리비안 상장 이후 테슬라를 향한 전기차 견제가 더욱 날카로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제프 베이조스의 소송 제기로 일론 머스크 달 탐사 사업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이들의 신경전이 전기차 경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체결한 달 착륙선 사업이 11월 1일까지 잠정 중단된다.

“아마존의 역습” 테슬라 ‘대항마’ 상장 돌입…몸값 ‘94조’ 노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창업자. 그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소송을 제기한 제프 베이조스를 ‘소송꾼’이라고 맹비난 했다. [로이터]

NASA는 지난 4월 인류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가할 달 착륙선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했으나, 블루오리진은 이달 13일 NASA가 스페이스X와 부당한 내용으로 단일 사업자 계약을 체결했다며 법원에 소장을 냈다.

스페이스X는 블루오리진이 NASA를 제소한 것과 관련 “법원이 이번 사건을 둘러싼 사실과 상황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서 달 착륙선 사업자 지위가 유지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급기야 일론 머스크는 베이조스를 ‘소송꾼’이라고 저격하며 트위터를 통해 “(베이조스가)스페이스X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서 상근직을 얻으려고 아마존을 은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