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좀 받으려다 690만원 허공에” 포인트 먹튀 논란에 ‘야밤’ 난리
13일 오전 머지포인트 본사 앞에 포인트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독자 제공]
“할인 좀 받으려다 690만원 허공에” 포인트 먹튀 논란에 ‘야밤’ 난리
머지포인트 본사 내부에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장보는 금액 좀 아끼려다 온 가족이 690만원을 허공에 날렸습니다. 서울 본사로 가서 환불 받는 사람도 있다는데…지방인데다 아이가 방학 중이라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e커머스 업체를 통해 ‘머지포인트’에 대해 알게 된 30대 A씨. 편의점,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식당 등 전국 가맹점에서 ‘무제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광고에 여러 e커머스 업체에서 수백만원 어치의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다.

하지만 최근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가 사실상 서비스를 ‘올스탑’ 했다. A씨는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지만 사실상 대응을 포기한 상태다. A씨는 “생활비 아껴보겠다고 무리해서 산건데 애들 간식이라도 펑펑 사줄껄 그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플러스가 돌연 서비스 축소·중단을 알리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지난 12일 저녁부터 머지플러스 본사로 몰려들면서, 머지플러스 본사 앞에는 장사진이 늘어섰다. 머지플러스는 금융 당국 가이드에 따라 당분간 축소 운영할 뿐, 곧 정상화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만원 상당의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포인트가 ‘공중 분해’될까 불안에 떨고 있다.

“20% 할인 된다더니”…서비스 중단 소식에 소비자 ‘패닉’

“할인 좀 받으려다 690만원 허공에” 포인트 먹튀 논란에 ‘야밤’ 난리

모바일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가 돌연 서비스를 축소·중단하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머지포인트는 머지포인트 애플리케이션(앱) 바코드를 통해, 보유 중인 포인트를 전국 7만여곳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서비스다.

머지플러스는 상품권 형태로 포인트를 구매해 쓰는 ‘머지머니’와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머지플러스’를 운영 중이다. ‘머지머니’의 경우 액면가 보다 20% 할인된 가격에 머지포인트 상품권을 구매한 뒤, 가맹점에서 머지포인트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머지플러스’는 월 구독료 1만 5000원을 내고 가맹점에서 상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돌연 ▷가맹점 축소 ▷머지머니 판매 중단 ▷머지플러스 임시 중단 등 서비스 중단 소식을 알렸다. 이에 소비자들은 머지플러스가 포인트 충전을 위해 결제한 대금을 ‘먹튀’할 것을 우려하며 환불을 요청하고 나섰다. 머지플러스측은 온라인 환불 신청 시 결제 금액의 90%를 되돌려주겠다는 입장이지만, 불신한 소비자들이 머지플러스 본사 앞으로 모여들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신청할 경우 60% 금액을 환불해 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본사 앞은 전날인 12일 저녁부터 13일 오전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소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할인 좀 받으려다 690만원 허공에” 포인트 먹튀 논란에 ‘야밤’ 난리
[독자 제공]

수백만원 피해자 속출…현장은 아수라장

피해 금액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40대 B씨의 피해액은 200만원에 육박한다. G마켓, 11번가, 위메프 등 여러 e커머스 업체에서 구매했다. B씨는 “판매 중단 소식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됐다”며 “이용자가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게 되는데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C씨는 “대형 e커머스 업체 여러 군데에서 판매를 하니 검증이 됐다고 생각하고 구매했다”며 “어떻게 제대로 등록도 안 된 업체가 몇 년 동안 운영을 한 건지, 판매 중개업체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할인 좀 받으려다 690만원 허공에” 포인트 먹튀 논란에 ‘야밤’ 난리
소비자 A씨 가족은 500만원 상당의 머지머니를 구매했다. [독자 제공]

소비자 D씨(30대) 또한 판매 중개업체와 대형 가맹점도 문제가 있따고 지적했다. D씨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위메프, 옥션에서 판매하고 이마트도 가맹점이 되면서 괜찮은 거구나하며 구매 금액을 늘렸다”고 말했다. D씨는 “환불 받기 위해 찾은 본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며 “수없이 많은 피해자가 몰려들고, 환불 또한 제대로 된 절차 없이 어영부영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D씨는 현재 일부 금액만을 환불 받은 상태다.

전자금융법 위반 소지…“4분기 내 정상화”

“할인 좀 받으려다 690만원 허공에” 포인트 먹튀 논란에 ‘야밤’ 난리

머지플러스는 지난 2018년 출범한 스타트업이다. 20%라는 높은 할인율을 무기로 다수 e커머스 업체에 입점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 3월 매출은 400억, 이용자는 68만명 가량이다. 20%라는 높은 할인율을 위해서는 상당기간 ‘적자’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별다른 수익 모델도, 눈에 띄는 투자도 없는 상태다 보니 지속 가능성을 두고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다.

머지플러스는 금번 서비스 축소·중단은 전자금융법과 금융당국의 가이드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머지플러스는 상품권 발행업으로 사업을 영위 중이었다. 그러나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을 발행하는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머지플러스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머지플러스는 당분간 법적인 문제가 없는 형태, 즉 ‘음식점업’만으로 포인트 사용처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머지플러스는 “편의점, 마트 등 타업종 브랜드는 법률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한다”며 “전자금융업 등록 절차를 서둘러 행정, 절차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4분기 내 더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