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죄 인정…징역6월에 집행유예2년 선고

대법원 “힙합이란 이유만으로 달리 볼 이유 없어”

여성 래퍼에 ‘모욕적 가사’…블랙넛 유죄 확정
블랙넛(본명 김대웅)[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자작곡 가사에서 여자 가수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웅(예명 블랙넛·30) 씨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6월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160시간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모욕죄 인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당한 제한”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사 자체가 저속하고 피해자를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아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으로서 모욕했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모욕적 표현들이 음악적 맥락에서 언급한 것이 아니고, 힙합의 형식을 빌렸을 뿐 성적 희롱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여성 래퍼 ‘키비디’ 를 대상으로 음란행위를 언급하며 성적 모욕감을 주고, 외모 평가나 모친을 언급하는 등의 가사가 들어 있는 노래 다수를 작사・발매했다. 이 노래를 공연장에서 부르고, 피해자를 ‘김치녀’라고 비하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모두가 볼 수 있게 게시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표현이 피고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고, 설령 필요한 측면이 다소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피해자의 명예가 침해되는 것까지 정당화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힙합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예술분야와 달리 위와 같은 행위가 특별히 용인된다고 볼 합리적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자작곡에 여성 래퍼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혐의로 기소됐다. 2016~2017년 있었던 네 차례의 공연에서는 해당 가수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퍼포먼스까지 했다. 블랙넛은 힙합이라는 장르에서 이 정도 수위는 용인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모욕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항소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