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7일 강연에서 “모병제는 현실을 모르고, 정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정치권의 모병제 전환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강원 춘천 한림대학교에서 연 ‘왜 정의인가?’ 특강에서 “모병제는 예산 문제 이전에 정의의 문제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의원은 “지금 이등병 월급이 약 14만원, 병장 월급은 약 19만원인데 모병제 주장을 보면 자원 입대하면 월 200만원을 준다는 것”이라며 “저 제도를 시행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겠나. 부잣집 애들은 군대가는 애들이 거의 없을 거고 가난한 집 자식들만 군대에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모병제는 정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제도”

유 의원은 “우리나라 부모 중에 자기 자식이 전방 GOP(일반전초)에 가서 목함지뢰를 밟거나 북한군과 충돌하거나, 내무반에서 자살하길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모병제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나라 안보 현실에서 정말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고 정부나 정치권이 (모병제를) 주장한다면 평등에 대한 욕구 때문에 도저히 정의 관점에서 용납이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다”며 최근 정치권의 모병제 전환 주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유 의원은 “모병제 주장은 당분간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징병제로 가되 무기 군사력을 더 강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요즘 젊은 학생들이 군대에 가고 싶어해서 입대하기 힘들다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고, 일시적인 (입대) 희망자가 군 필요보다 많아지는 것일 뿐”이라며 “2020년 이후 저출산 때문에 병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그런 상황에서 모병제까지 실시하면 군이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ㆍ13 총선의 ‘공천 파동’ 과정에서 탈당한 뒤 무소속 신분으로 당선돼 지난 6월 복당한 유 의원은 줄곧 잠행해왔다. 그러다 이날 한림대 특강에 이어 오는 30일 모교 서울대 특강에 나서면서 ‘강연 정치’로 대권 행보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모병제에 대한 비판을 비롯해 공수처 설치 찬성,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등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유은수y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