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중국의 경제부진을 신흥국 경제위기로 연결시킨 핵심 고리는 원자재다. 특히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이란 돌발 ‘악재(?)’까지 맞이한 원유수출국의 피해가 치명적이다. 그런데 최근 원자재 시장의 반등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국제유가가 최소 2년 내로 이전 수준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유가 반등 전망을 내놓은 주인공은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다. 그는 최근 영국 런던의 한 컨퍼런스에서 “올해 글로벌 석유생산 프로젝트 투자 규모가 전년대비 22.4% 줄어든 5210억 달러였다”며 “조만간 공급량이 줄게될 것이고 이는 곳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반에서 2년 내로 석유시장이 다시 균형을 되찾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연간 1300억 달러에 달하는 설비투자 축소액이 유가 반등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올해 투자 감소폭은 사상 최대인 전년대비 20% 수준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석유메이저로 꼽히는 로열더치셸의 벤 반 뷰르덴 최고경영자(CEO)역시 OPEC은 생산량을 유지하는 반면 OPEC 외부 국가 및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생산량이 감소, 유가가 갑자기 튀어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을 올바르게 만들고 새로운 균형을 찾게 되면 가격은 회복될 것”이라며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의 증가세가 멈추고 OPEC 외 국가들도 투자를 줄이면서 공급증가폭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 아래 8월 말 40달러선이 무너졌던 서부텍사스유(WTI)는 다시 50달러선을 바라보고 있고 한 때 40달러 초반대였던 브렌트유도 6일(현지시간) 다시 50달러선을 뛰어넘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조차 유가하락으로 올 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0% 가량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원유판매 수입이 줄면서 새로운 시설투자 여력도 낮아지고, 이는 자연스러운 공급조절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서다. 특히 중동과 러시아, 중남미의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판매가 권력유지의 핵심 수단인 만큼 지금과 같은 저유가와 재정적자를 장기간 방치할 수 없는 처지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제유가가 1985년 석유파동 당시와 유사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제전문매체 CNBC은 1985년 국제유가가 69% 급락한 뒤 1987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105% 인상됐던 기록을 상기시켰다. 이를 지금에 대입한다면 지난해 6월부터 2015년 3월까지 61% 하락한 것을 감안할 경우 2년 안으로 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