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에서 이슬람권 성지순례(하지) 기간 순례객들이 밀집한 상황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해 최소 717명이 숨지고 805명이 다쳤다.

CNN 등 외신들은 24일 (현지시각) 오전 메카로부터 5㎞ 떨어진 미나에서 발생한 사고로 적어도 717명이 숨지고 805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여럿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희생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성지순례 710명 최악의 압사, 인파 뒤엉켜 아수라장

이번 사고는 순례객 1426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0년 압사사고 이후 최악의 사고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이날 오전 9시쯤(현지시간) 메카로부터 5㎞ 정도 떨어진 미나에서 지난 22일 시작된 성지순례 행사의 하나인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하지 행사 중 하나인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 도중 사람들이 뒤엉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의식은 예언자 아브라함이 마귀에게 돌을 던져 유혹을 이겨냈다는 이슬람 경전 쿠란의 구절을 재현한 것이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사고 현장에선 희생자와 뒤섞인 부상자들이 바닥 곳곳에 쓰러져 군인과 다른 순례객들의 도움을 받았다.

사우디 구조 당국은 4000명의 군인과 구조대, 220대의 구급차를 동원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에서는 좁은 공간에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왔다. 2006년 1월에는 메카 인근에서 압사로 362명이 숨졌다. 2004년엔 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지는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성지순례는 이슬람교도가 평생 한 번은 지켜야 하는 5대 실천영역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