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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세만 문제 아니다…비트코인發 변동성 대응전략 필요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대선 후 미친듯한 오름세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1개당 9만9000달러를 돌파했다. 대선일이었던 5일 이후 보름여만에 40%가 넘게 올랐다. ‘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할 정도로 친(親) 가상화폐 정책을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비롯된 현상이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백악관에 가상화폐 전담 부서 신설과 인선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글로벌 금융시장 차원에선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의미다. 그렇지 않아도 수익률이 부진한 한국 증시에는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전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 비축 자산으로 삼겠다고 했다. 언젠가 비트코인이 금을 추월할 수 있다고도 했다. 안전자산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당선인은 임기 첫날 가상자산 규제론자인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도 공약했는데, 겐슬러 위원장은 한발 앞서 “(대통령 취
2024-11-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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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권력교체와 러 핵위협에 운명 달린 우크라이
우크라이나가 20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지원받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전날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탄도미사일 6발을 러시아 접경지 브랸크스로 발사한 지 하루 만이다. 우크라이나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처음으로 허용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인지뢰 제공도 전격 승인했다. 러시아는 19일 ‘핵 교리’를 개정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사용 위협으로 맞섰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미국 대선을 계기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미국의 권력교체와 러시아의 핵위협, 북한의 파병에 우크라이나 운명이 걸린 양상이다. 바이든 정부가 종전 방침을 바꿔 장거리 미사일과 대인지뢰 봉인을 해제한 것은 북한의 참전으로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휴전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고, 러시아와 당장 전쟁을
202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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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親화석연료, 산업·에너지정책 위험분산 중요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여 채택한 공동선언문엔 무탄소 에너지를 확대하고 파리기후협정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합의가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국제사회 기후 대응을 비웃듯 차기 에너지부 장관에 석유 재벌을 지명했다. 트럼프는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고 화석연료 확대를 주창하는 인물을 주요 에너지 기관 수장으로 뽑았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 이에 상반된 트럼프의 친(親)화석연료주의는 우리에겐 난제이자 기회이다. 트럼프는 기후 위기론을 ‘사기’라고 주장하며 화석에너지의 무제한 생산을 옹호해왔다. 에너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크리스 라이트는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프래킹)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리버티에너지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라이트는 민주당의 지구 온난화 대책을 소련식 공산주의에 비유해왔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석유와 가스가 사람들을 빈곤으로부터 구한
2024-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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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인도 나라도 ‘나만 낙오’ FOMO증후군...정치 제역할해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우리 사회에 나타난 지배적 정서는 ‘나만 낙오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다. 남들 모두에게 찾아온 기회를 자신만 놓치게 될까 봐 두려움에 빠지는 심리적 현상을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 하는데 특히 금융시장에선 주식이나 가상화폐,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이들에게서 나타난다.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증시가 ‘트럼프 랠리’로 뜨거운데 한국 증시만 차갑다. 삼성전자 주식만 믿고 비트코인 한 조각, 테슬라 주 하나 미리 챙기지 못한 개인들은 열패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인도, 나라도 극심한 포모증후군을 앓고 있는 셈인데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때 10만원을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는 12일 다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5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미국 테슬라 주가는 지난
2024-11-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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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역사의 참혹함과 정치의 참담함 너머
“참혹함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삶의 눈부심은 결코 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2014년 5월 한강,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 중) “축제처럼 헤어지고 따뜻하게 다시 만나요”(2023년 2월, 서점 ‘오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한강 작가로 발표된 그날, 놀라움이 진정되고선 그에 관한 두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10여년 전 인터뷰와, 지난해 2월 작가가 아들과 함께 운영하는 서점 문 앞에 내붙었던 쪽지다. ‘책방 오늘’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양재동에 있다가 통의동으로 옮겼다. A4 용지의 쪽지는 서점의 이사와 마지막 행사를 알리는 글이었다. 작가가 직접 쓴 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 장식없이 똑같은 크기 똑같은 글자체로 쓰여진 알림글은 그의 말결과 차분한 목소리를 빼닯았다. 손님들과 갖는 마지막 행사의 이름은 ‘우리가 읽은 것들’이었고, 그동안 손님들이 책을
2024-10-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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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불능 시대의 ‘플러팅’...모쏠도 돌싱도 ‘웰컴 투 예능’ [이형석칼럼]
일반인들의 연애와 결혼, 이혼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본방송과 재방송을 합치면 어떤 때는 지상파와 케이블 등 수백개의 TV 채널 중 두세 개에 하나꼴로 방영되고 있다고 해도 크게 과장은 아닐 정도다. ‘나는 솔로’에서 채널을 넘기면 ‘끝사랑’을 하고 있고 ‘이혼숙려캠프’를 방금 본 것 같은데 또 다른 방송국에선 ‘이혼할 결심’이 방영 중인 식이다. 9월 현재 본방송이 주간 단위로 정기 방영되는 프로그램만 15편 안팎이다. ‘남녀 간 사랑으로 생기는 온갖 어지러운 정’을 일컬어 ‘치정(癡情)’이라 하니, ‘모쏠’(모태솔로, 연애미경험자)이든, 결별을 고민하는 부부든, 이혼했지만 다시 연애를 꿈꾸는 ‘돌싱’(돌아온 싱글)이든 다양한 남녀의 애정만사를 다루는 이들 프로그램을 ‘치정 예능&
2024-09-30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