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짜 소통’을 하고 있나요?

사람은 의사소통을 통해서 서로가 뜻하는 바를 공유하고 공감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생각대로 소통이 이뤄지지 않거나 소통 과정에서 자주 의견 충돌이 일어난다면 정말 피곤한 하루가 될 것이다.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다면 본의 아니게 소통하려는 사람 간에는 벽이 생기고 단절되면서 소통의 낮은 가능성마저도 닫혀버리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소통의 핵심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말하기 전에 잘 듣는 것이다.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은 그냥 겉으로 나오는 목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의 진의가 무엇인지, 어떤 점에서 현재 불만족스러운지, 왜 이런 문제를 안고 고민하고 있는지를 잘 들어봐야 상대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소통의 달인은 말 잘하는 달변가가 아니라 말 잘 듣는 경청가다. 누구나 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 사회의 소통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 것이다. 직장인(職場人)들에게 가장 많은 암이 직장암(直腸癌)이라는 소리는 말장난같지만 가만히 잘 들어보면 의미심장하다. 자신이 할 말만 큰소리로 떠들어대고 타인의 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나에게 해결책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들어주기만 해도 쌓였던 분노와 응어리진 감정이 풀어지고 녹는다. 그런데 들어주는 사람보다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펼치는 직장인의 직장에 암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소통의 방식은 가끔 소통의 내용까지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소통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뒤바뀌고 있다. 거의 모든 소통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시대로 발전해왔다. 대표적으로 새로운 소통의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이 소통의 효율성을 급신장시키고 있다.

소통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의존하다 보면 인간적인 대면 접촉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극단적으로는 대인기피증을 앓기도 한다. 사람은 온라인에서 접속하는 존재이기 이전에 오프라인에서 접촉하는 존재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가까운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생맥주를 마실 수 없으며,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술 한잔할 수 없다. 오프라인의 아날로그적 접촉이 없는 온라인의 디지털 접속은 공허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소통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접속의 효율성과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접촉의 효과가 어울릴 때 비로소 이뤄지지 않을까? 주말에는 적어도 스마트폰을 꺼놓고 두 발로 걸어나가 친구를 만나자. 그리고 뜨겁게 안아주고 환하게 웃으며 소통해보자. 접촉이 없는 접속은 왠지 나만 공허한 것일까? 오늘 이 순간만이라도 가까이 있는 사람을 안아주고 안부를 물어보며 못다한 얘기 나누며 살아가는 행복을 만끽해봄이 어떨까.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