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내문제이자 현재 진행형…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 외식등 기피…소비심리 직격탄

안이한 태도로 초동 대응에 실패한 정부와 기관, 소통의 부재, 시민의식 부족. 지난해 4월 온 국민을 절망으로 몰고 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MERS)는 거울처럼 닮아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와 달리 메르스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공포는 더욱 크다.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169명의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격리자도 4035명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들에겐 안타깝고 잔인한 말이지만 세월호는 실종자를 다 인양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사건 자체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더는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설 교수는 “그러나 메르스는 지금 바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자 자기 문제”라며, “세월호가 연민이 가는 ‘남의 문제’라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스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도 공포다. 전국민이 함께 울고, 가슴 아파했던 세월호 참사 역시 인재로 인한 안전사고라는 측면에서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사건 자체만 놓고 보면 세월호 선박 탑승자와 가족이 직접적인 피해자였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선박이라는 주어진 공간 내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좌절한 것인 반면 메르스는 완전히 더 열려있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와 ‘내 가족’이 메르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도덕적 해이와 극단적 이기 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면에서 메르스는 또 다른 공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포인트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세월호 참사 추모 분위기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안산지역은 참사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권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세월호보다 메르스의 여파가 더욱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메르스 감염 우려로 상당수 소비자들이 외식, 쇼핑 등을 기피하며 상인들의 타격이 적잖은 상황이다.

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