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유행 차단 3가지 포인트
②대형병원간 전파·의료쇼핑 차단 ③ 3000명 이상 격리자 효율적 관리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 메르스.
진정세를 보이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10일 추가 확진자가 13명 발생하면서 다시 불안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주말을 고비로 메르스 기세가 꺾일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3차 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보건당국의 총력전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3차 유행 여부에 대한 세가지 포인트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3차 슈퍼전파자 차단 ▷병원간 전파 차단 ▷격리자의 효율적 관리 여부다.
▶3차 슈퍼전파자를 막아라=메르스 확산의 가장 큰 변수는 ‘슈퍼전파자’다. 지금까지 ‘1번 확진자’와 그로부터 감염된 ‘2차 슈퍼전파자’인 14번, 16번째 환자 단 3명이 총 환자의 99%를 감염시켰다. ‘최초 감염자’는 38명을 감염시킨 ‘1차 슈퍼전파자’였고 최초감염자에게 감염돤 14번째 환자와 16번째 환자가 ‘2차 슈퍼전파자’가 돼 삼성서울병원발(發) 2차 유행을 이끌면서 10일까지100여명에 달하는 감염자를 낳고 있다. 2차 슈퍼전파자의 메르스 전파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14번, 16번 감염자의 경우 5월15일~17일에 최초 전파자와 평택성모병원의 같은 병동을 쓰고 30일과 31일에 메르스 감염이 확진됐는데 아직까지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3차 슈퍼감염자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서울시내 대형병원 응급실 등을 방문하면서 다른 대형병원들의 확진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6월7일 확진된 76번째 환자의 경우 증상이 발현된 지난 5일 이후 서울의 건국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을 내원했고 이 때문에 이 두 병원에서만 해당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의료진 및 환자만 386명에 달했다.
이미 사망한 6번째 환자는 여의도성모병원(6번째 환자의 사위)과 서울아산병원(6번째 환자와 서울아산병원 동일응급실 체류)에서 두 명의 감염자를 냈으며, 지난 5월30일 확진을 받은 15번째 환자 역시 동탄한림대성심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있던 두 명 환자(93번, 94번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6월8일 확진을 받은 89번째 환자도 전북 김제지역에서 3곳의 병원을 전전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역시 8일 확진을 받은 90번째 환자도 확진 전 충북 옥천일대의 병원과 대전 을지대병원 응급실ㆍ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이 때문에 대전 을지대병원은 코호트 격리(감염환자 발생병동을 의료진과 함께 격리)까지 진행 중이다.
▶슈퍼전파자의 대형병원간 ‘메르스 전파’ 비상=이번 메르스 사태가 ‘한국형 메르스’로 불리는 이유는 대형병원이 또 다른 대형병원으로 메르스를 전파시킨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환자들의 특성이 한 병원만 가기보다는 의심이 나는 경우 여러 병원들을 다니는 ‘의료쇼핑’을 하는 경향이 있어 ‘1ㆍ2차유행’의 원인도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2차 유행을 이끈 삼성서울병원발 메르스는 대부분 평택성모병원에서 온 것이고 지금 발생하는 ‘3차 감염’ 대부분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여의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으로 확대ㆍ재생산되는 양상을 띠고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는 우리나라 환자들의 병문안 문화, 의료쇼핑 경향, 느슨한 병동관리 등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고 말한다.
▶3000여명에 달하는 격리자의 철저하고 효울적인 관리가 관건=메르스 확산 저지의 또다른 변수는 ‘철저한 격리자 관리’다. 9일까지 메르스 의심 격리자는 2892명, 격리 해제자는 60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격리자 가운데 시설 격리는 163명, 자가 격리는 2729명이다.
문제는 ‘자가격리자’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느냐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수지만 벌써 곳곳에서 ‘무단이탈’이나 ‘보건소와의 연락불통’ 등의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자가 격리자가 지방으로 골프를 치러가고 심지어 해외여행까지 다녀오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가격리자의 경우 주변의 시선과 경제활동 위축 등 심리적인 충격과 박탈감이 심할 수 있어 주변의 격려와 응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