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직원 50% 응답…정작 전문인력 육성엔 소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해 ‘낙타 접촉 금지’라는 황당한 예방법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내부에서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 직원 2명 중 1명은 ‘우리나라가 신종 감염병에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비상대응 업무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장 파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직원들이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보건당국이 메르스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육성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4일 질병관리본부가 작년 10월 강원대학교에 맡긴 연구용역 보고서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병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에 따르면, 지난 12월 질병관리본부 직원 299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에서 직원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신종 감염병으로 신종플루, 조류인플루엔자, 에볼라바이러스에 이어 메르스를 꼽았다.

국내 신종 감염병 안전도가 낮다고 응답한 직원은 297명(일부 미응답) 중 146명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2명 중 1명은 우리나라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 115명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 해야하는 비상대응업무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한 대답도 43명에 달했다. 직원의 53%가 비상대응업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