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기금 운용자금 해외대체투자…2분기 크게 줄어
정준호 의원 “주택도시기금 손실 주거불안정 요소…각별히 주의해야”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국토부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운용해 해외 부동산에 대체투자한 자금이 올해 2분기 동안만 1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국토부가 운용하고 있는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1조 2800억원으로 파악됐다. 연초 1조4429억원 가량 운영하던 것에 비해 약 1600억원 가량(-11.29%) 줄어든 수준이다.
해외대체투자 연 수익률은 2020년 8.21% 2021년 8.73% 2022년 10.83%이던 것이 미국의 시중금리 인상과 오피스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지난해 -1.06%, 즉 하락으로 돌아섰고 올해는 2분기만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투자상품이 아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0년대 중반 이후 이어진 저금리 국면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미국, 유럽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붐이 전세계적으로 일었지만 코로나19 종료 이후 오피스 빌딩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까지 맞물리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올해 2분기 운용기금이 크게 줄어든 것 외에도 국토부로 부터 자금 운용을 위탁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에 투자했다가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1800억원대 규모의 손실을 발생시킨 바 있다. 손실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올해 2분기를 마친 시점까지 원금 대비 3400억원 줄어든 셈이다.
주택도시기금 재원은 청약저축 납입금과 건축 인허가,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때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으로 조성한다.
주로 저소득층의 임대주택 공급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주택 구입자금·전세자금 지원에 사용된다.
국토부는 기금을 지출하고 남은 여유자금으로 국내외 주식·채권·부동산(대체투자) 등에 투자해 운용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운용기금 손실이 실현됐다고 볼 수는 없는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수익이 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주택도시기금의 큰 손실은 서민주거안정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주거 불안정 요소”라면서 “기금 운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