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열혈 지지자 일론 머스크 CEO
‘정부 효율화’ 기구 수장 자리 오를 전망
테슬라·스페이스X 규제 철폐 추진할 수도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트럼프의 승리는 일론 머스크와 거대자본 정치의 승리” (뉴욕타임스)
“트럼프에 전부를 건 그의 도박이 성공했다”(파이낸셜타임스)
도널드 트럼프를 47대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핵심 조력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대선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 내각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테슬라 등 그의 사업체들도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동부시간으로 대선 다음날인 6일 오전 2시30분 트럼프는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 연설을 하며 당선을 도운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특히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머스크를 칭찬했다. 그는 “일론은 우리의 새로운 스타이자 미국에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나는 그를 사랑하고 그와 같은 천재는 나라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유세부터 슈퍼팩까지…트럼프에 ‘올인’=머스크는 기업인 가운데 가장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다. 2022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머스크는 올해 7월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 직후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완전히 지지한다. 트럼프가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는 직접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대선 투표가 있던 5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대선 개표 추이를 지켜볼 때도 머스크는 트럼프와 함께 있었다.
무엇보다도 어마어마한 자금 지원은 머스크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NYT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을 위해 올해 초 공화당을 돕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만들었고, 1억7500만달러가 넘는 자금을 기부했다.
선거 막바지에는 경합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매일 1명에게 100만달러를 지급하는 ‘트럼프 복권’을 시행하기도 했다. ‘금권 선거’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머스크는 현금 살포성 캠페인을 멈추지 않았다. NYT는 “머스크의 새로운 슈퍼팩은 주요 주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효과적으로 이끌었다”며 “엄청나게 부유한 기부자가 미국의 진화하는 선거자금 시스템을 활용해 그 어느 때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정치 기부자로서는 대선에서 전례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머스크 대선 최대수혜자?…전기차·우주사업 규제 벗어날까=머스크가 트럼프에 ‘올인’한 만큼 그가 얻을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머스크는 트럼프의 뜻에 따라 연방정부의 재정과 비효율을 개선하는 작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 9월부터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연방정부의 재정에 대한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를 만들고, 머스크를 위원회의 수장으로 둘 것이라 밝혀왔다.
머스크 역시 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나아가 지난달 27일에는 트럼프 지원 유세 자리에서 향후 자신이 참여할 ‘정부효율부’는 미 연방정부의 예산을 최소 2조달러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일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거대한 관료제와 과도한 규제가 있다”며 자신에게 역할이 주어질 경우 연방정부 기관수를 축소하고 싶다는 뜻을 비추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으로 머스크의 주요 사업체인 전기차 ‘테슬라’와 우주사업 ‘스페이스X’가 기존의 각종 규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측근들의 말을 인용하며 “트럼프와 머스크가 구성할 새로운 조직이 머스크의 우주사업이나 전기차사업을 규제하는 기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로켓을 만드는 것보다 관련 규제 문턱을 넘는 것이 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규제 철폐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9월에는 미 연방항공청(FAA)이 스페이스X 로켓 발사 과정의 안전 규정 위반에 대해 벌금을 물리자 FAA 수장 사퇴를 외치며 크게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