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형사사건 4건 이대로 마무리?…“의미있는 선고 이뤄지지 않을 것” [2024 美대선]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개최된 선거 유세에서 파안대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확정하면서 향후 그가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사용해 자신의 형사사건에 면죄부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비롯해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건과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 등 4개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4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를 취임 즉시 2초 만에 해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에게 특검을 직접 해임할 권한은 없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신임 법무장관이 특검이 제기한 공소를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발의할 수 있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평가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이 임명한 스미스 특검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한 혐의와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기소한 바 있다.

특검 기소 사건들은 대선에 앞서 이미 재판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었다.

보수 우위의 연방 대법원이 지난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公的)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함에 따라 이들 사건과 관련한 재판은 1심에서 기각(기밀반출 사건)되거나 대선 이후로 공판 일정이 연기(대선 뒤집기 사건)된 바 있다.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 역시 연방 대법원 판결로 이미 유죄 인정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지아주 사건은 수사 검사인 네이선 웨이드 특별검사가 패니 윌리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사장과 사적인 관계를 맺은 게 드러나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미 법조계에서는 담당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재임 기간 재판 일정을 지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재판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측 변호인은 조지아주 사건이 재임 중 행위와 관련됐다는 점에서 면책특권을 내세워 이 소송을 각하해야 한다는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연방사건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이 전례 없는 '셀프 사면'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에서 재판이 진행된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회계장부 조작 사건의 경우 4개 형사사건 중 유일하게 대선 전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담당 판사가 형량 선고일을 대선 이후로 미룬 상태다.

주 법원 사건은 대통령의 셀프 사면 권한 범위를 벗어나지만 이 사건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유의미한 형량 선고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보호관찰 1일처럼 가벼운 형이나 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해 재임 기간 형량 선고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측 변호인이 항소심을 관할법원을 뉴욕주 법원이 아닌 연방법원으로 이송하도록 요청하며 지연 전략을 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직 검사 출신인 캐런 아그니필로 변호사는 대선 전 ABC뉴스에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시 의미 있는 선고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