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미국 대선이 트럼프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핵심 조력자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머스크에게 불필요한 정부 규제를 없애는 '효율화' 부서를 이끌도록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머스크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입각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심양면 지원해 온 머스크는 대선 당일까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등 막판 지원 사격을 이어갔다.
머스크는 5일 엑스에 글을 올려 "남성들이 기록적인 숫자로 투표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판세로 '크나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투표 인증 스티커가 붙은 가죽 재킷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서 "방금 스타베이스(머스크의 로켓 회사 스페이스X 우주발사 시설)의 본거지인 텍사스 캐머런 카운티에서 투표를 했다"면서 투표 인증을 했으며, 다른 트럼프 지지자들의 게시글을 계속 공유하는 등 '폭풍 업데이트'를 이어갔다.
머스크는 또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부정 선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훔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음모론 관련 글도 거듭 올렸다.
그는 개표 기계가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검색 엔진인 구글이 투표소 검색 결과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투표를 마친 머스크는 곧장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날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가족, 고액 후원금 기부자 등과 함께 개표 방송을 지켜보는 개표 파티에 합류했다.
머스크는 이날 마러라고 자택에서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기꺼이 정부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일을 도울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 입각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부터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연방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왔다.
앞서 머스크는 이와 관련, 트럼프 재집권 시 미 연방정부의 예산을 최소 2조달러(약 2771조4000억원)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정부 예산 삭감 목표치로 제시한 2조달러는 기존 미 연방정부 지출액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새벽 지지자들 앞에서 한 승리 연설에서도 머스크를 특별 언급하며 그의 열띤 지지에 화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머스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오늘 "스타가 태어났다, 그는 일론 (머스크)"이라면서 "그는 2주 동안 (최대 경합지인)필라델피아와 펜실베이니아 곳곳에서 선거 운동을 하면서 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한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에 글을 올려 "오늘 밤 미국 국민들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분명한 변화의 의무를 부여했다. 미래는 엄청날 것"이라면서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정치자금 기부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3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