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 3분기 영업익 5% 늘어난 329억원
HS효성첨단소재 24.1% 늘어난 442억원
중국 전기차 확대에 타이어코드 수요 늘어나
34조 시장 주도권 놓고 경쟁 치열해져
코오롱인더 생산라인 증설 검토
HS효성, 코오롱 타이어코드 특허 소송 맞불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섬유화학 업계의 오랜 라이벌인 HS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를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타이어코드 시장이 향후 30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사는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증설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특허 전쟁도 불사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95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5.1% 성장했다.
지난달 말 실적을 공시한 HS효성첨단소재는 3분기 매출액 8295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9%, 24.1% 증가했다.
양사의 실적 상승은 핵심 먹거리인 타이어코드가 이끌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뼈대 역할을 하는 섬유 보강재이다. 중국이 글로벌 시장 부진 속에서도 전기차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확대, 타이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타이어코드 주문량도 증가했다. 푸빙펑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부회장은 올해 8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동력배터리대회에서 “올해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 및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올해 3분기 타이어코드를 포함한 타이어소재 사업에서 매출 491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경우 타이어코드를 영위하는 산업자재 부문 매출이 2.1% 늘어난 5146억원을 기록했다. HS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매출에서 타이어코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0%, 30%인 만큼 타이어코드 시장 성장은 양사 실적에 청신호로 작용한다.
타이어코드 시장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를 비롯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증설을 연이어 예고한 데다가 ‘하이브리드타이어코드(HTC)’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HTC는 기존 타이어코드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중량이 무거운 전기차용 타이어에 쓰이기에 적합하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네스터는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 규모가 HTC에 힘입어 2022년 80억달러(11조원)에서 2035년 3배 이상 성장한 250억달러(34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HS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HS효성첨단소재는 약 50%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HS효성첨단소재를 추격하기 위해 2022년 베트남에 연산 1만9200톤 규모의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생산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증설 이후 코오롱인더스트리 점유율은 생산능력 기준 15%까지 올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추가 증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신경전은 특허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 중앙지방법원에 HS효성첨단소재를 상대로 HTC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제출한 소장을 2차례 기각했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11일 수정된 소장을 다시 제출했다. 미국 법원은 수정된 소장을 검토, 재판 진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특허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HS효성첨단소재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HTC 관련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1심격인 특허심판원은 ‘일부 기각, 일부 각하’ 판결을 내리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HS효성첨단소재는 항소, 2심인 특허법원에서 특허 무효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