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정책은 일관”

절제하는 中, 시진핑 축하전화? “관례 따라 처리” [2024 美대선]
[AP]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중국이 미국 대선 결과를 두고 "대미 정책은 일관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말을 아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당선인)는 대(對)중국 관세를 급격히 올리겠다고 위협해왔는데, 중국은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 내정으로, 우리는 미국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문제에 관해서는 "가정적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번 미국 대선 결과가 중국의 외교 정책 혹은 중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는 "우리의 대미 정책은 일관된다. 우리는 계속해서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호혜의 원칙에 따라 중미 관계를 대하고 처리할 것이다"라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그는 "트럼프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인 것 같은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화로 축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미국 대선 결과가 정식으로 선포된 뒤 관례에 따라 관련 사항을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 브리핑은 이날 오후 개표 결과가 트럼프 당선인 쪽으로 기울던 상황에 이뤄졌다. 당선이 확정됐다는 미국 매체들의 보도는 브리핑 후 나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공화당 후보로 확정돼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뒤로 줄곧 논평을 회피해왔고, 양당이 미중 경쟁 등을 거론할 때면 "미국 대선이 중국을 구실로 삼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미국 대선 투표 시작 직후였던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미국 선거에 관한 이야기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 확정에 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중국중앙TV(CCTV)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시 주석이 '경제 실세'로 평가되는 허리펑 부총리 등과 함께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중부 후베이성 박물관과 농촌, 과학·기술·산업 혁신 플랫폼을 시찰한 소식을 첫 꼭지로 보도했다.

신원롄보 두 번째 소식은 시 주석이 5∼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앙사회공작회의에 '중요 지시'를 전달했다는 것이었다. 미국 대선 결과는 뉴스 말미에 AP통신과 폭스뉴스의 당선인 확정 보도를 인용해 짤막하게 전했다.

이날 CCTV는 뉴스 채널을 통해 이번 미국 대선이 역대 가장 많은 선거비용을 지출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조명했다. 다른 관영매체들은 자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양분된 미국 여론과 혼란을 부각해 중국 네티즌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