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진 시티면세점 대표

10~30대 ‘MZA’ 디토소비 트렌드

ESG·편집샵 등 생존전략 세워야

“가치소비 성향 알아야 판 바꾼다” [2025 컨슈머포럼]
안혜진 시티면세점 대표가 5일 열린 헤럴드경제 2025 컨슈머포럼에서 ‘세계를 향한 진격의 K-wave, Business판을 바꾸다!’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체험형 서비스 그리고 환경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섭 기자

“이제 본격적인 가치소비, 디토소비 시대입니다.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새로운 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기꺼이 돈을 소비하고 시간을 투자하도록 비즈니스를 연결해야 합니다.”

안혜진 시티면세점 대표는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2025 컨슈머포럼’에서 ‘세계를 향한 진격의 K-wave, Business판을 바꾸다!’의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 2015년 3월부터 시티면세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후 국민의당에서 대변인 등으로 약 3년간 활동하고, 지난해 다시 시티면세점 대표로 복귀했다. 그는 “공항이 내 직장이라는 점이 설레기도 했지만, 사드 사태와 코로나19가 겹쳐 너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그래도 면세사업에 대한 애정은 끊을 수 없어 앞으로 소비 트렌드를 끌고 갈 이들이 어떤 소비 성향인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꼽은 미래 소비자는 엠자(MZA)세대다. MZ세대에 알파세대를 더한 것으로, 10대부터 30대를 아우른다. 그는 “이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면서 지속가능한 사업을 펼치는 기업을 좋아한다”며 “본인들도 가치 있는 일에 헌신하며 살고 싶어하고, 취향과 신념에 맞는 사람을 응원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열풍을 뒷받침하는 것이 ‘나도 따를래’라는 의미의 디토소비”라며 “과거에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나 가수를 맹목적으로 추종했지만, 지금은 내가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모든 것을 따라한다”고 했다.

디토 소비는 ‘휴먼’, ‘콘텐츠’, ‘커머스’로 나눌 수 있다. 안 대표는 “휴먼 소비는 그 사람의 가치관이 나랑 얼마나 일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BTS 멤버 RM이 구매한 반가사유상 모형이 전세계 검색 순위 1위에 오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디토’는 좋아하는 콘텐츠를 보고 그대로 따라하고 싶다는 소비다. 안 대표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를 만들어 먹거나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을 보고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며 “커머스 디토는 전문적인 특정 카테고리의 상품만을 취급하는 버티컬 소비”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가치소비가 한류, 즉 K-웨이브와 맞물려 면세 업계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BTS 노래 ‘다이너마이트’의 빌보드 핫 100 1위 달성 파급효과는 1조7000억원 가치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면세점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면세점에서 술이나 시계, 명품 핸드백 등 고가 제품 위주로만 소비됐다면 최근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저가 브랜드가 인기다. 안 대표는 “즉흥적 충동구매보다 소신을 중요시하고 체험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하려는 엠자 세대들의 성향과 특성에 맞춰 체험형 서비스 그리고 환경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중심의 트렌드를 개발하고 ‘지구의 날’을 맞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마케팅을 시도하거나 자녀동반 가족들에게 멤버쉽 회원 승급 등 혜택을 제공하면서 소비자 가치의 변화를 반영하는 중”이라며 “새로운 소비계층의 가치 변화에 빠르게 공감하고, 변화하는 소비자 중심의 전략을 수립해 혁신과 진정한 가치를 현장에 녹여내야 한다”고 전했다. 정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