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 마을
특별 기도회 개최·당선 시 축하행사 계획도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미국 대선에서 인도계 흑인 혈통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인도에 있는 해리스 부통령 외조부의 고향 마을 주민들이 5일(현지시간) 그의 승리를 염원하는 특별 기도회를 열었다.
로이터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 마을 주민들은 이날 오전 힌두 사원에서 특별 기도회를 개최했다.
취재진이 몰려든 사원에서는 힌두교 성직자가 불을 든 채 힌두 신상 앞에서 서서 기도를 이끌었다.
성직자인 M. 나타라잔은 “우리가 믿는 신은 매우 강력한 신”이라며 “그에게 기도를 잘 올리면 그는 그녀(해리스)가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이 기도를 바친 힌두 신은 시바 신의 일종인 ‘아이야나르’(Ayyanar)였다. 이 신은 타밀나두주와 스리랑카 타밀족 마을들에서 주로 수호신으로 숭배하는 남신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축하 행사도 벌일 예정이다.
기도회가 열린 사원에는 해리스 부통령은 물론 그의 외조부 P.V. 고팔란의 이름이 새겨진 석판이 있다. 이 석판에는 사원에 대한 기부자 이름들이 적혀 있다. 사원 밖에는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기원하는 현수막도 걸려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 도널드 해리스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 사이에서 태어나 인종적으로 흑인이자 아시아계로 분류된다.
특히 외조부 고팔란은 인도 고위 관료 출신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어린 시절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자주 인도를 방문해 외조부와 지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과거 인터뷰 기사에서 어린 시절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어머니와 외조부 등 외가 혈통을 꼽기도 했다.
외조부 고팔란이 태어난 툴라센드라푸람 마을은 타밀나두 주도 첸나이에서 약 350㎞ 떨어져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이란 의미인 ‘카멀라’란 이름을 가진 해리스 부통령은 이 마을을 실제로 방문한 적은 없다. 마을에 친척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외조부는 첸나이로 나와서 공무원 생활을 했고 어머니도 첸나이에서 태어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해리스 부통령의 방문을 받은 적도 없지만, 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미국에 널리 알린 해리스 부통령 가족을 존중한다고 AP는 전했다. 나타라잔은 “우리 마을 사람의 손녀가 미국 대선 후보로 뛰고 있다”면서 “그녀의 승리는 우리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은 이미 4년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2020년 미 대선에 부통령으로 출마한 해리스의 승리를 위해 기도했다. 해리스가 부통령이 되고서는 폭죽을 터트리고 음식을 나누는 등 성대한 축하 행사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의 외조부와 어머니는 각각 1998년, 2009년에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