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터줏대감 ‘게스후’ 지난 9월 30일 폐업
해변서 야외 테라스 문화 선도했던 관광 명소
월 임대료 1년 만에 3275→5000만원 폭등
대표 “음식 팔아서 월 5000만 원 못 맞춘다”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최근 인기 관광지로 떠오른 부산 광안리 해변 상가의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34년 된 원조 레스토랑도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부산일보는 ‘해변 테라스 문화’ 원조인 레스토랑 ‘게스후’가 지난 9월 30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했다고 전했다.
1991년 4월 9일에 정식 오픈한 게스후는 광안리 해수욕장 해안가 중심부에서 30년 넘게 영업을 해오며 부산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매장 면적 138평, 260좌석 규모로, 1층에 있는 야외 테라스에 앉아 광안리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관광 명소로 사랑 받았다. 게스후가 인기를 얻으면서 광안리 해변가에 야외 테라스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랬던 게스후는 최근 들어 임대료가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 이곳의 월 임대료는 2011년 1600만원에서 2021년 2950만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3275만원으로 뛰었다. 내년에는 월 5000만원까지 임대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 몰리자 업주는 식당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스후 대표는 “음식을 팔아서 월 5000만 원은 절대 맞출 수 없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스후가 떠난 자리에는 전국에 지점을 둔 대형 오락실이 입점해 현재 리모델링 공사를 벌이고 있다.
광안리 터줏대감인 게스후까지 문을 닫는 상황에 내몰리자 임대료가 오르면서 기존 상인들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 정보시스템을 보면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 중·대형 상가의 ㎡당 평균 임대료는 2022년 1분기 2만4000원대에서 점점 증가해 올해 3분기 급격하게 오르며 해운대를 뛰어넘었다.
3분기 기준 광안리 해수욕장의 ㎡당 평균 임대료는 3만7570원이고, 해운대해수욕장은 3만4150원으로 확인된다.
임대료가 폭등하면 결국 무인 가게 등 개성 없는 상가가 많아져 장기적으로 광안리의 매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