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다음달께 ‘스마트 면세 서비스’ 출시 계획

출국 30분 전까지 가능…가격, 오프라인과 동일

“채널 늘어나는건 환영하지만…실효성은 따져야”

도입 앞둔 ‘공항면세앱’, 면세점 구세주 될까…실효성은 ‘글쎄’ [언박싱]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2터미널에 선보이는 ‘샤넬 윈터 테일’ 포디움 전경. 기사 내용과는 무관. [신세계면세점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점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이르면 오는 12월 출시된다.

시내면세점 제품을 공항 인도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의 기존 온라인 서비스보다 구매 가능 시간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다만 가격 경쟁력 등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내달 ‘스마트 면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 면세 서비스란 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제품들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면세품을 온라인으로 사는 건 시내면세점에 한정돼 있다. 출국 3시간 전까지 시내면세점 페이지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공항 내 인도장에서 제품을 받는 방식이다.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스마트 면세 서비스를 이용하면 출국 30분 전까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 뒤 공항 안에 있는 면세점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다. 면세 소비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인국공 관계자는 “공사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면세 사업을 하는 것이라 실무적인 부분이나 조율할 부분이 많다”며 “오픈 일자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일단 판매 채널이 늘어난다는 점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채널이 많아지면 매출도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면세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그런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면세업계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과 코로나19 겹악재 이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에 따이궁(보따리상) 감소, 여행 소비 행태 변화 등 다양한 변수 탓이다.

도입 앞둔 ‘공항면세앱’, 면세점 구세주 될까…실효성은 ‘글쎄’ [언박싱]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신라면세점 매장 전경. 기사 내용과는 무관. [호텔신라 제공]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9월까지 면세점 이용객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은 51만2000원 수준이었다. 이 수치는 2019년 47만9000원, 2020년 96만8000원, 2021년 266만4000원, 2022년 195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바뀌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올 3분기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면세 부문의 적자 폭이 커지며 38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주요 면세업체들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면세 서비스가 실적 개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면세점마다 자체적으로 시내면세점용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할인폭도 더 크다. 온라인 시내면세점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낮은 가격에 팔지만, 스마트 면세 서비스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오프라인 면세점 가격과 동일하게 책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소비자들이 굳이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구매 시간이 여유롭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지만, 어차피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고 가격도 같은데 온라인으로 살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는 대체로 공항에 가는 버스에서 미리 면세품을 구매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그런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이런 한계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사에서 진행하는 면세점 할인행사와 연계해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업체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아까운 상황에서 판매 채널이 늘어나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따른 인력이나 조직 운용, 유지 관리비 등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과가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