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차민주·이영기 기자] “한때 국내 최고의 게임사였는데…”
엔씨소프트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12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과거 신입초봉 5500만원, 자율출퇴근제 등 업계 최고 처우로 알려졌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를 잇는 신작을 내놓지 못하며 ‘12년 만에 적자’라는 충격을 안겼다.
4일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매출 4019억원,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특히 직전 분기 88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1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적자 전환의 주원인은 신작 출시 등으로 인해 늘어난 영업비용으로 지목된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영업비용은 4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특히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크게 늘었다. 인건비는 20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전분기 대비 7% 증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마케팅비는 48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0%, 전년 동기 대비 76% 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작 출시 및 라이브 게임 대규모 업데이트로 인한 마케팅 사업 활동의 영향이라는 게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
엔씨소프트는 실적 반등을 위해 경영 효율화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올해 6월부터 대대적인 구조 개편에 들어선 상태다. 하반기부터는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엔씨소프트는 QA(Quality Assurance, 품질 보증) 서비스 사업 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신설 회사를 설립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TL, LLL, 택탄), AI 기술 전문 기업 1개(가칭 NC AI) 등 총 4개의 자회사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고강도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10월부터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단행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일부 조직이 정리가 됐고, 현재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이 시행되고 있다”며 “개편 작업을 4분기 중으로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새로운 비용 구조를 갖춰 더 이상 영업 비용에 희생되지 않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한편 위기의 엔씨소프트는 새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0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식재산권(IP) ‘리니지2M’에 외자판호를 발급했다.
외산 게임업체는 외자 판호를 받아야만 중국에서 영업이 가능하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시장 흥행에 리니지2M의 영업이 더해지면서, 엔씨소프트의 실적 반등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IP 강화도 집중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핵심 IP 확장과 신규 IP 확보를 목표로 게임 개발하고 있다. 리니지 IP 기반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는 올해 4분기 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아이온2, LLL, 택탄 등 신작 게임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