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4일 김건희·상설 특검 처리
‘윤석열·김건희표 예산’ 칼질예고
더불어민주당이 11월 국회를 ‘김건희 특검의 달’로 규정하고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달 진행되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 역시 ‘김건희표 예산 삭감’에 집중하겠다고 선포했다. 10월 한 달 간의 국정감사에서 파고들었던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를 기반으로 여권을 향한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김 여사 관련 일부 의혹을 다루는 ‘상설특검’을 함께 통과시킬 계획이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2주 뒤인 28일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검법과 병행 추진되는 상설특검은 윤 대통령의 거듭된 거부권 행사로 특검법 추진이 무산되자 민주당이 꺼내든 대안 카드다. 제정된 법률을 근거로 하는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여당에서 반발해온 특검의 내용이나 형식, 독소조항 등에 대해서는 논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국민의힘에게 특검법 처리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및 수사외압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도 28일 본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국정조사 역시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상설특검과 병행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된 일부 내용이 김건희 특검법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우선은 특검이 아닌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채상병 상설특검도 대통령이 관련 돼있어 여당 추천권은 당연히 배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이나 친인척을 대상으로 한 수사의 경우 여당을 배제한 채 상설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은 7명의 상설특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서 여당 추천 몫 2명을 제외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행되는데,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김 여사와 채상병 관련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각각 실현시킬 계획이다.
677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는 ‘윤석열·김건희표 예산’ 삭감에 집중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4·10 총선 전 각 지역을 순회하며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밝힌 각종 정책과제들을 선심성 사업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7900억원이 편성된 마음 건강 지원사업, 3500억원이 책정된 개 식용 종식 관련 사업 등을 김 여사와 관련된 사업으로 보고 있는 민주당 내에선 이들 사업 예산에 대한 전액 삭감까지 거론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감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심지어 자신들이 당론으로 추진한 개 식용 종식법 예산마저 김 여사 사업으로 덧칠해 정쟁의 제물로 삼겠다고 한다”며 “사업의 취지나 내용과 관계 없이 ‘기승전 김 여사’를 타깃으로 삼아 돌격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검찰 특수활동비(특활비) 삭감에도 나선다. 법사위는 6~7일 예산결산소위를 열고 검찰 특활비 예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의 특활비는 입증된 것만 반영하고, 그렇지 않으면 전액 삭감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양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