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청정에너지 확대”

트럼프 “전통에너지 부활”

SMR·전력은 누구든 기회

트럼프냐 해리스냐…美 대선 D-60, 국내 에너지 기업도 촉각 [비즈360]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7일(현지시간) 기준 6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결과에 따른 사업 환경 변화를 두고 국내 에너지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는가 싶더니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지금으로서는 승자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 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승계에 따른 친환경 관련 산업군의 지속 성장이 예상되나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석유·가스·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원 부활을 예고하고 있어 관련 산업군에 이득이 될 수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는 이번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양당의 대선 정강(정책방향)을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확대, 석유 지배력 축소’를 목표로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미국산 저탄소 자재 사용 의무화 등 환경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친환경 경제성장 정책)을 이어감으로써 2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공화당은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등 전통에너지 생산 증대를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물가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에너지 생산 허가 절차도 간소화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공언한 만큼 탄소배출량 감축 정책도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IRA 법안의 완전 폐기는 의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의회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행정명령을 통해 효과를 완화할 가능성은 있다.

양당이 극명하게 다른 에너지 정책 추진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른 산업별 전망도 다를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해리스 부통령 당선이 유리하다고 경제계는 분석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이차전지 관련 업계도 친환경 보조금 역할이 큰 만큼 IRA를 그대로 가져가는 민주당 집권 시나리오가 이득이다.

다만 태양광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대중제재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위축될 수 있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 우리 기업에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한화솔루션과 OCI는 현지 생산설비 증설 등을 통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때는 정유, 석유화학, 민자발전 관련 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는 “정유의 경우 원유공급 확대가 단기적으로 정유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석유제품 수요 개선과 원유 도입의 안정성 증대 등으로 이어지며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규제 완화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의 미국향 수출량 증가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원자력 발전에도 긍정적인 산업 여건이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취임 직후 원전의 부활을 선언하고 침체돼 있던 원전 산업을 활성화시킨 바 있다.

다만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해서는 해리스 부통령도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관련 산업의 미래는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밝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제3국 대상 SMR 공동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SK㈜와 SK이노베이션, HD한국조선해양,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기업은 SMR 분야 투자를 이어가며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 부문에서도 대선 향방과 상관없이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전력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노후 전력망에 대한 교체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의 청정에너지 확대 기조에서는 신규 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전력망 구축 수요까지 맞물릴 것으로 기대된다. LS전선은 미국 내 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고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도 공장 증설과 판매 네트워크 확장 등에 힘쓰고 있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정부의 수장이 누구로 결정되는지에 따라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기업과 정부는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냐 해리스냐…美 대선 D-60, 국내 에너지 기업도 촉각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