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싱가포르 본사도 위태

해고 이후 최소 인력으로 플랫폼 운영

큐익스프레스 독자생존 모색

큐익스프레스만 남나…싱가포르 큐텐도 ‘감원 행렬’ [투자360]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검은 우산 집회'에서 큐텐 구영배 대표, 티몬 류광진 대표, 위메프 류화현 대표 사진이 퍼포먼스를 위해 준비된 박에 붙어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Qoo10) 본사가 싱가포르 근무 인력 대다수를 해고하며 사실상 사업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 영업하던 티몬·위메프 또한 묘수를 도출하지 못한 가운데 큐익스프레스를 제외하고는 기업존속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싱가포르 공영방송 방송협회(Mediacorp) 및 현지매체 벌컨 포스트(Vulcan Post)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2주 동안 직원의 80% 이상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이후 이달 말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해고통보가 이뤄졌으며, 싱가포르 큐텐 본사 직원 약 110명 중 90여명이 해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큐텐은 자사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해고에 이르게 된 상황에 사과하며 유감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큐텐은 자금압박으로 인해 직장을 떠나게 된 직원들에게 위로금 등을 지급하지 못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큐텐은 최소 인력을 유지하며 플랫폼을 평소와 마찬가지로 계속 운영 중이다.

시장에서는 구영배 대표의 측근 인력을 제외하고 감원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한다. 해고된 직원은 대부분 싱가포르인이며, 해고대상 명단에 속한 비(非) 싱가포르인 외국인 직원은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 대표는 싱가포르 본사 인력 감원과는 별개로 티몬·위메프 합병목적에서 신규법인 KCCW를 이달 초 국내에 설립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싱가포르 기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는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해 독자생존을 모색한다. 큐익스프레스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교환사채(EB)와 전환사채(CB) 등을 보통주식으로 바꿔 경영권을 확보,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계획이다.

다만 티몬·위메프 사태 여파로 큐익스프레스 또한 과도기를 맞이한 상태다. 큐익스프레스는 지난 7월 이후 두 달 연속 직원들의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큐익스프레스의 은행 계좌가 가압류되는 등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은 최근 ‘큐익스프레스 체불 대비 대응반’을 꾸려 현황을 살피고 있다.

큐익스프레스 등에 투자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기관출자자(LP) 역시 티몬·위메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돌파구 모색이 쉽지는 않지만 큐익스프레스가 티몬·위메프 캡티브 물량 이외에도 독립계 이커머스 기업의 물류배송을 지속해왔던 만큼 자체 경쟁력을 유지해 이번 사태와 ‘선 긋기’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지난 30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에서 개최된 2차 회생절차 협의회에는 티몬·위메프와 채권협의회 구성원, 채권자, 정부·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회생절차협의회 참석해 앞서 티몬·위메프가 제출한 자구안을 논의해왔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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