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참여자 중심 ‘커뮤니티 노트’로 게시물 팩트체킹
허위 게시물 올라와도 팩트체킹 잘 안 이뤄져
“머스크가 올린 해리스 관련 가짜뉴스도 못 걸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의 사용자 사실 확인(펙트체킹) 기능인 ‘커뮤니티 노트’가 미국 대선 기간 올라오는 수많은 정치 게시물들을 점검하는 데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팩트체킹 과정이 길어 허위 정보가 확산하기에 충분한 데다, 유저들의 의견도 갈려 제대로 된 단속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비영리단체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의 자료를 인용해 엑스에서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해 이용자들이 팩트체킹한 게시물은 드물었고, 이는 엑스의 커뮤니티 노트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CCDH는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283개의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해 커뮤니티 노트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추적한 결과 229개의 게시물에서 팩트체킹 시도가 있었지만 209개 게시물(91%)에서 정확한 팩트체킹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커뮤니티 노트는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다수 사용자가 참여해 정보를 평가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게시물에 ‘메모’를 남길 수 있으며, 잘못된 정보를 반박할만한 뉴스나 정보의 링크를 첨부할 수도 있다.
엑스에 인증된 기여자가 검토가 필요한 게시물을 발견하면 메모를 추가한다. 해당 메모는 즉시 공개되진 않지만 이후 다수의 기여자가 메모의 정확성 여부를 판단한 뒤 승인을 내리면 메모가 노출된다. 해당 메모가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는 참여자가 충분하면 해당 메모가 게시물 아래에 공개적으로 표시되는 원리다.
그러나 WP는 커뮤니티 노트가 정치와 관련된 허위 게시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서 “커뮤니티 노트의 사실확인 작업이 이뤄져도 이 과정에서 평균 1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수백만명의 이용자 해당 콘텐츠를 접하기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게시글에 작성된 90만개 이상의 노트 중 오직 7만9000개만이 노트들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에 공개됐다”고 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7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영상을 엑스에 공유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해당 게시물에 대한 제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가 올린 게시물에는 25개의 노트가 작성됐지만, 머스크가 풍자적인 목적으로 게시물을 올린 것일 뿐 허위 정보를 확산하려는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24개를 차지한 나머지 어떠한 노트도 노출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참여자 중심의 팩트체킹이 직원들의 업무를 중재할 순 있어도 완전히 대체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립자도 커뮤니티 노트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충분히 빠르게 표시되지 않아 부정확한 게시물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난달 3일 지적한 바 있다.
미국 내 미디어 리터러시 파트너사인 미디어와이즈의 알렉스 마하데반 이사는 “커뮤니티 노트가 엑스에서 떠도는 허위 게시글들에 대한 방어책으로 쓰기엔 비효율적이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