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 대단지 보류지 완판

최저입찰가보다 높게 매각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토막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에서 매각이 이뤄지는 보류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최저입찰가보다 수억원 높은 금액으로 낙찰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 천호1구역을 재개발해 2020년 8월 분양한 천호동 강동밀레니얼 중흥S-클래스는 최근 보류지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22일 결과를 발표했다. 보류지는 전용 59㎡ 8가구와 전용 138㎡ 2가구 등 총 10가구가 나왔는데 모두 완판됐다.

보류지란 정비사업에서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조합이 분양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두는 물량이다. 최저 입찰가에서 시작하며 가장 비싼 가격을 써 낸 사람이 낙찰받는다. 보류지는 일반 시세보다 저렴하고 만 19세 이상이면 입찰할 수 있어 각종 제약에서 자유롭지만 잔금 일정이 빠듯해 현금 동원력이 요구된다. 이 단지는 입찰할 때 입찰 기준 가격 10%를 납부하고, 계약은 다음 날에 진행하는데 낙찰금액의 40%를 지불해야 한다. 또 잔금은 계약 후 40일 내에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강동밀레니얼 중흥S-클래스 전용 59㎡보류지는 최저입찰금이 물건별로 달랐는데, 최저 9억2140만원에서 9억585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59㎡는 분양 당시 평균 7억5000만원에 공급된 바 있다.

이번 보류지 매각 결과 전용 59㎡ 8가구가 모두 최저입찰금보다 높은 가격에서 낙찰됐다. 특히 최저입찰금보다 수억원 이상 높게 낙찰된 매물도 나왔다. 9억5850만원에 나온 물건은 13억2200만원에 낙찰돼 최저입찰금보다 약 4억원 높았다.

2가구가 보류지로 나온 전용 138㎡도 최저입찰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낙찰됐다. 이 평형은 이 단지에서 가장 넓은 평형인데 일반분양 때는 공급되지 않았다. 보류지로 나온 두 가구는 23억1100만원으로 동일하게 최저입찰금이 책정됐는데 한 가구는 29억1200만원에 낙찰됐고 한 가구는 23억5000만원에 낙찰이 이뤄졌다. 전자 매물의 경우 최저입찰가보다 6억원 넘게 올려 써 낙찰을 받은 셈이다.

해당 보류지 가격은 주변 시세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의 입주 8년차 천호동 래미안 강동팰리스는 지난 8월 전용 59㎡가 13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도 지난달 전용 59㎡가 1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