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 ↑’ 1기 데자뷔 기대
정책 불확실·관세인상 증시 부담
금리인하 피벗·경제 사이클 관건
미국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의 상승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 과거 트럼프 집권 당시 기간 중 코스피 상승률이 50%를 상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도래시 경기 사이클과 통화정책이 1기에 비해 크게 변화된 상태일 뿐 아니라 보호 무역주의 강화 등의 불확실성까지 겹쳐 위험 선호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30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트럼프 재임기간(2017년1월20일~2021년1월20일) 코스피 상승률은 52.99%다. 임기 초 2065.99였던 코스피는 임기 말 3160.84까지 올랐다. 취임 첫해 연말 코스피는 2000~2100까지 떨어진 뒤 2020년 말 2800대까지 반등했다. 퇴임 직전에는 3100선까지 치솟았다.
바이든 대통령 임기 초 3000대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2022년 말 2200선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2600대로 마감한 뒤 올해 7월 2900 목전까지 갔으나 다시 2600선에 머물고 있다. 임기 초 대비 전날까지 코스피는 17.35% 하락했다.
코스피는 최근 두 달 간 2500~2600대를 오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고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이 나오는데다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고조되면서다. 다음달 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대선에서 민주·공화당 두 후보가 핵심 7개 경합주에서 1% 포인트 이내 초접전 양상이다. 다만 일부 여론조사 상 뒤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역전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를 예상하며 미국 장기물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가 예상되면서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축소되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전 세계 자금이 미국에 유입되면 달러 강세도 이어진다.
국내 증시는 수출 감소에 따른 악영향이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국가’를 내세우며 강한 보호무역주의 예고했다. 통상 압박이 강해지면 국내 기업과 수출 상황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트럼프 정책 기조보다 통화정책과 경기 사이클 향방이 국내 증시를 가르는 주요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선 트럼프 1기에서도 금리인하기 동안 코스피는 3200선까지 올라갔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때 한국증시는 언더퍼폼했지만, 바이든 때보단 덜했다”며 “수익률을 결정하는 건 경기사이클과 통화정책이다. 증시는 ‘경기확장+통화완화’엔 상승했고, ‘경기위축+통화긴축’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시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친환경기업들도 바이든 집권기보다 트럼프 1기에 수익률이 높았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에 우호적 정책과 지원을 했던 바이든 행정부보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친환경 기업들의 수익률이 더 좋았던 이유는 금리”라며 “친환경 에너지는 자본집약적인 산업이라 정책도 중요하지만 주가엔 금리 영향이 더 크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