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공산업 육성방안 추진 계획
전통주 생산업체 대형화 등 추진
더 많은 생산으로 쌀 소비 활성화
수입쌀 공급량은 점진적으로 축소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쌀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전통주 생산업체들이 주세 경감 혜택을 받을 때 맞춰야 하는 출고량을 기존보다 2배 확대하기로 했다.
전통주 생산지 인근의 농산물만 주원료로 사용하도록 한 규제를 개선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과 전용 펀드 조성 등으로 전통주 생산기업의 창업·성장을 뒷받침한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쌀 가공산업 육성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전통주 생산업체 대형화 등 ‘K-술’ 산업 육성이 쌀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주세 경감 확대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는 농업 분야 저율 과세 기조에 따라 전통주에 대해 주세의 50%를 감면해주고 있다. 전통주 제조업자는 전년도 출고량 기준으로 발효주 500㎘ 이하, 증류주 350㎘ 이하를 충족할 때 각각 200㎘, 100㎘에 대해 주세 경감(50%) 혜택을 받는다. 이 기준을 넘어서면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한다.
정부는 더 많은 전통주 생산으로 쌀 소비가 확대될 수 있도록 출고량 기준을 발효주 1000㎘ 이하, 증류주 500㎘ 이하로 각각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난 7월 세법개정안에서 제시된 기준(발효주 700㎘·증류주 350㎘ 이하)보다 확대된 것이다.
이런 방안이 적용되면 발효주(1병당 750㎖) 약 130만병, 증류주(350㎖) 약 140만병을 생산하는 업체도 주세 경감 대상에 포함된다. 기존에 각각 65만병, 70만병에서 2배 늘었다.
아울러 정부는 발효주의 경우 출고량의 200㎘ 이하(50%)와는 별도로 200~400㎘ 이하 구간을 신설해 30% 감면율을 적용키로 했다. 증류주는 100㎘ 이하에 50%, 100~200㎘ 이하에 30%의 감면율을 각각 적용한다.
정부는 이번 방안이 전통주 업계의 일명 ‘피터팬 증후군’(규제 탓에 성장을 꺼리는 현상)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부분의 전통주 생산업자들은 주세를 감면받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 방안을 통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통주 제조업체의 창업·성장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제조장 소재지 또는 인접 시·군·구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원료 규제를 손질한다.
쌀 위스키나 오크통 숙성 약주 등 고품질 전통주 육성을 위한 R&D 지원에 나서고, 내년까지 200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전통주 외 간편식 등 쌀 가공산업의 생태계를 조성·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즉석밥·볶음밥 등에 사용되는 수입쌀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쌀 국산화를 유도한다. 쌀빵·쌀국수 등 쌀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도 지원한다. 수출 선도기업 육성과 핵심기술의 R&D·사업화 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쌀 가공산업 분야의 스타트업도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통주 등 쌀 소비 확대 방안을 비롯해 재배면적 조정, 쌀 고품질화 유도 등을 포함한 ‘쌀 산업 구조개혁 방안’을 11월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은 전통주 대책도 연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