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일방적 주장, 대꾸가치 없다”

김여정 “서울 들개 무리들” 막말

북한은 28일 비행경로 등을 제시해가면서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가 백령도에서 이륙했다며 해당 무인기가 한국군이 날려보낸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우리 군당국은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2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이른바 ‘대한민국발 무인기의 이륙지점과 침입경로, 침입목적을 확증한 주권침해도발사건의 최종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방성 대변인은 추락한 무인기를 분해해 비행조종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서해 백령도가 이륙 지점인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무인기가 “10월 8일 23시 25분 30초 백령도에서 이륙해 우리 공화국 영공에 침범했다”며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 주변의 해상을 지나 남조압도 주변 해상까지 비행하다가 변침해 남포시 천리마구역 상공을 거쳐 우리 수도 상공에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10월 9일 1시 32분 8초 외무성 청사와 지하철도 승리역사 상공에, 1시 35분 11초 국방성 청사 상공에 정치선동오물을 살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에서 북한은 해당 무인기의 비행경로를 보여주는 그래픽도 제작해 공개했다. 녹색 선으로 표시된 비행경로는 백령도에서 서해안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상승해 평양 상공에 진입했다가 같은 경로를 되돌아 백령도로 내려가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그들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대꾸할 가치도 없고 확인해 줄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이 비행경로와 구체적인 시간까지 공개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의구심은 남는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드론작전사령부의 무인기가 전단통을 달고 430㎞를 왕복 비행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우리 군 무인기의 제원은 최대시속 140㎞, 최대이륙중량 16.5㎏로 최대 4ℓ의 연료를 탑재하고 4시간가량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탑재 중량이 수백g에 불과하다”며 “날개나 동체에 전단통을 탑재하면 비행 안정성이 떨어져 평양 왕복 비행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무인기를 빌미로 또다시 대남 비난과 위협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서울시 상공에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출현했으며 ‘윤괴뢰’를 비난하는 삐라가 살포됐다. 우리 군부나 개별단체 또는 그 어떤 개인이 무인기를 날린 사실은 없으며 확인해 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침투해 전단을 살포했을 경우를 가정했다. 이어 “나는 이런 상황에서 더러운 서울의 들개무리들이 어떻게 게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딱 한번은 보고싶다. 세상도 궁금해 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대한민국발 무인기’라는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하는 남측의 태도를 꼬집으면서 향후 대남 무인기 침투 도발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오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