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도 분양가 보다 낮은 마피 매물 등장

역세권 신축 아파트서도 2000만원 마피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은 특히 심각

분양가 보다 1억1000만원이 떨어지다니…‘마피’ 서울로도 번졌다 [부동산360]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주택 공급이 부족해 상승 일로를 걷던 서울에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많아져 주목된다. 신축 선호 현상과 금리 인하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도 분양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분양권이 거래 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 마피 물건은 도시형생활주택 등 공동주택의 일반 분양과 비역세권에 위치한 소규모 단지 아파트 등 수요자가 선호할 입지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신축 전반에서 분양권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있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4㎡는 분양가 11억2299만원보다 2000만원 낮게 나왔다. 같은 단지의 다른 매물 중에서도 마이너스피가 붙은 매물이 붙지 않은 매물보다 많았다. 미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단지는 분양 당시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비싸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며 “보통 분양권은 약 10% 계약금에 나머지 중도금 대출을 통해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매물은 계약을 위해서 현금 3억원 가량이 필요해 인기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위기는 더욱 안좋다. 역세권에 입지조건이 좋더라도 부진한 모습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신설동역자이르네’ 전용 45㎡는 분양가 8억54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낮은 7억44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고급형 주거단지임에도 가격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면적 다른 매물들에도 마피가 2000만원~1억원 사이에 다양하게 형성됐다. 이 단지 매물 대부분이 마피가 붙거나 프리미엄이 전혀 붙지 않은 분양가 가격 그대로 ‘무피’ 상태다. 전용 43㎡는 분양가 8억6800만원보다 5000만원 낮은 8억1800만원에 최초 등록됐다 이번달 23일 2000만원을 추가로 내려 총 7000만원 마피가 붙기도 했다. 인근 ‘힐스테이트청량리메트로블’ 전용 48㎡도 분양가 대비 8952만원 낮게 등록됐다.

입지조건이 좋지 못한 주택과 오피스텔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신설동역자이르네’ 전용45㎡ 저층은 분양가 8억730만원에 마피 1억3730만원이 붙었다. 최초 등록가 7억500만원에서 지난 2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1500만원과 2000만원 가격 하락에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아가도스플러스’ 전용 28㎡는 분양가 6억9451만원 대비 5500만원 낮은 6억3951만원에 나왔다. 바로 옆 ‘염창역동문다이스트’ 아파트 전용 84㎡는 분양가 7억8000만원에 4억2000만원 프리미엄이 붙어 12억원에 나와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1인가구가 늘어난 사회적 배경에 입각해 일시에 다량 공급된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은 주거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입지 조건이 나쁘지 않음에도 마피가 붙는 아파트의 경우 신축이어도 접근성의 한계로 인해 서울 중심지와 멀어질수록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분양가 보다 1억1000만원이 떨어지다니…‘마피’ 서울로도 번졌다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