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걸쳐 드론·미사일 기지 때려

NYT “전투기 100대로 군시설 20곳 공격”

민감한 핵·석유시설은 피해

이스라엘, 이란에 보복 공격 감행…‘군사시설 겨냥 정밀 타격’
14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현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 피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연쇄 보복 공격에 나선 가운데, 이란의 또 다른 맞대응 예고에 중동 정세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방송은 26일(현지시간) "3차에 걸친 이란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도 성명을 통해 이란 작전을 완수하고 출격했던 전투기들이 귀환 중이라고 확인했다.

IDF는 앞서 1차 공격 직후인 오전 2시 30분에도 성명을 내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주변 군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발표했다. IDF는 "몇 달 동안 이어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진행했다"면서 "이스라엘은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란과 그 대리 단체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작년 10월 7일 이후 끊임없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왔다"고도 규탄했다.

이란 국영 TV는 1차 공격 직후 여섯발의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1차 공격 직후 이스라엘은 테헤란과 남부 시라즈에 2차 공격을 가했다. 이란 국영 TV는 테헤란에 대한 2차 공습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방공 시스템이 작동해 폭발음이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 "이번 공격에는 모두 100대 이상의 무인 드론과 전투기가 관여했다"면서 "공격은 밤새 이란 내 20여개 군 시설을 공격한 뒤 오전 5시께 종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2·3차 공격은 미사일과 드론 기지 및 생산 시설에 집중됐다. 1차 공격 대상에는 테헤란 인근의 막사와 무기 창고가 포함됐다고 미 NBC 방송은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반관영 뉴스통신 파르스는 이스라엘이 테헤란 서부와 남서부의 몇몇 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인명 피해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테헤란과 일람, 쿠제스탄 등 3개의 주에서 이뤄졌고, 이로 인해 이 지역에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속되는 공습에 이란은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란은 즉각 또 다른 재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이 취하는 모든 조치에 비례하는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맞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란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25일 만에 이뤄졌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직후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대응 공격 방침을 확인하고 재보복 시기와 방식을 고심해 왔다. 특히 미군이 전날 독일에 있던 F-16 전투기를 중동으로 이전 배치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재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양국은 지난 4월에도 한 차례씩 공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지난 4월 13~14일 드론 170여기와 순항 미사일 30기, 탄도 미사일 120여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같은달 19일 이란의 핵시설이 위치한 중부 이스파한을 공격하며 재보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