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공사비 210억 추가지급 합의

시공사 요구 증액안 내달 총회상정

‘11월 입주’ 문제없게 바로 공사재개

둔촌주공 공사비 분쟁 극적 타결
입주를 40여 일 앞둔 17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모습. 1만232가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다. [연합]

입주를 한달여 앞두고 공사비 갈등으로 멈춰선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이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25일부터 곧바로 공사는 재개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임원진은 지난 24일 아파트의 기반시설을 담당하는 세 회사(동남공영·중앙건설·장원조경) 대표들과 만나 막판 협상에 나섰고 공사비 증액에 관해 합의했다.

공사중단에 따른 준공 불승인, 입주지연은 막아야 한다는 조합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 자리에는 서로간의 이견을 조율하고 협상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강동구청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조합은 공사를 멈춰선 시공사들을 달래기 위해 당초 시공사들이 요구했던 공사비 약 21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내달 23일 열리는 총회에 약 210억원 증액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

세 기반시설을 담당하는 시공사들에 책정된 조합의 공사비는 3000억원 내외 수준이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들은 공기 연장과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공사비 약 210억원 증액을 조합에 요구했고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합이 공사비 검증을 통해 약 170억원의 공사비 인상 수정안건을 지난 17일 대의원회에 상정했지만 근소한 표차로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합은 시공사들이 요구하는 공기연장 또한 수용키로 했다. 애초 기반시설을 담당하는 시공사들의 공사기한은 이달 31일까지였지만 약 한달을 추가해 내달 25일까지 공사기간을 연장했다. 이를 통해 시공사들은 공사기한을 맞추지 못해 물어야 하는 적체상금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공사비 분쟁의 극적 타결에 강동구청도 “내달 27일 입주에 지장없게 기존 공사기한을 맞출 수 있도록 구청도 적극 협조에 나서겠다”고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주변 도로와 조경 등을 담당하는 시공사 세곳은 공사비 분쟁을 이유로 지난 19일부터 공사중단에 들어갔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주변 풍성로 확장공사와 동남로, 둔촌초등학교 옆 양재대로를 포장하는 동남공영, 기부채납부지인 강동중앙도서관을 지은 중앙건설, 아파트 주변 조경을 담당한 장원조경 등이다.

예비입주자들은 공사비 분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11월 27일 예정된 입주가 미뤄지는 것까지 우려했다. 구청에서도 공사비 분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준공승인, 입주허가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아파트는 총 1만2032가구로 지방 소도시 하나를 옮겨놓은 크기다. 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 4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했다.

아파트는 2017년 7월 재건축을 위한 이주를 시작했다. 공사기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고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오르며 시공사들과 갈등 끝에 6개월간의 공사중단 사태를 맞기도 했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