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F “군사 시설 정밀 타격”

백악관, 공습 직전 통보 받아

CBS “핵·석유 시설 아닌 군사 시설 제한 공격”

이스라엘, 이란에 보복 공습…중동 갈등 악화일로
지난 4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서 한 이란 여성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들고 있는 모습. [EPA]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며 중동 정세가 또 다시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내고 “몇 달 동안 이어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IDF는 “이스라엘은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이란과 그 대리 단체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작년 10월 7일 이후 끊임없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왔다”고 규탄했다.

이에 앞서 이란 국영 TV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수도 테헤란과 인근 카라즈 시에서 수차례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연달아 보도했다.

AP통신은 현재까지 이란의 어떤 군사 시설이 공격받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 CBS 방송은 당국자를 인용, 이스라엘의 공격이 핵이나 석유 시설이 아니라 군사 시설에 제한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직전 해당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25일 만에 단행됐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의 보복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대응 공격 방침을 확인하고 재보복 시기와 방식을 고심해 왔다. 특히 미군이 전날 독일에 있던 F-16 전투기를 중동으로 이전 배치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재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양국은 지난 4월에도 한 차례씩 공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지난 4월 13~14일 드론 170여기와 순항 미사일 30기, 탄도 미사일 120여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같은달 19일 이란의 핵시설이 위치한 중부 이스파한을 공격, 재보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