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13만원 올렸지만 ‘비중 축소’ 투자 의견 유지

‘반도체 겨울론’ 업황 전망은 기존 의견 고수

‘하이닉스 반토막’ 전망 모건스탠리, “우리가 틀렸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반도체 겨울론’을 주장하며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반토막으로 전망했던 모건스탠리가 반성문을 썼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직후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업황 전망은 기존 의견을 고수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가가 뛰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단기적으로 틀렸다”며 “다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고 썼다. 이에 따른 투자의견은 ‘비중 축소(Underweight)’를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15일 ‘메모리-겨울은 항상 마지막에 웃는다(Memory-Winter Always Laughs Last)’ 보고서와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 보고서 등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피크아웃(Peak Out·정점 후 하락)을 주장했다.

당시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반토막 내고, 투자의견도 비중 축소로 두 단계 끌어내리면서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관련 보고서가 시장에 알려진 후 SK하이닉스 주가는 당일에만 6%대 급락했다.

그러나 올 3분기 SK하이닉스 실적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4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17조원대,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처음으로 7조원대로 올라선 성적표를 내놨다. 실적 호전 영향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해 3개월 만에 20만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HBM 등에서 성과를 내서 선전했지만, 범용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세인 점, HBM 수요 증가율이 내년 이후에 둔화할 수 있는 점 등을 SK하이닉스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