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에 선택을 잘못한 결과가 이렇게 처참할 줄이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국내 시가총액 1,2위 종목을 각각 매수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표정이 극명히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수익률이 25일 장 초반 발생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가 5만5000원 대까지 떨어지며 또 한 번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울 때, 시총 2위 SK하이닉스 주가는 ‘2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20만원 대)’에 복귀하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2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6% 하락한 5만6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삼성전자 주가는 5만5900원까지 내려 앉으면서 5만6000원 대가 붕괴하기도 했다.
이날 주가 하락세 역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주도하는 형국이다. 오전 9시 30분(잠정)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 1416억원어치를 팔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종가 기준 3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까지 추세가 이어지면 33거래일로 또 하루 더 길어진 신기록이 세워지게 될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투심이 움츠러든 결과로 읽힌다.
반면, 같은 시각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18% 오른 20만45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8.6% 늘어난 7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다. 시장 전망치 6조8000억원도 큰 폭으로 웃돈 수준이다.
3분기 매출 역시도 전년 동기 대비 93.9%나 늘어난 17조5731억원까지 찍었다.
국내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증권(22만원→24만원), NH투자증권(23만원→26만원), 유안타증권(22만원→26만원), 유진투자증권(24만원→28만원) 등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증권가는 메모리 업황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는 HBM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토대로 AI 산업 성장의 수혜를 계속해서 누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일반 D램 가격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SK하이닉스는 HBM 비중 확대를 통해 다시 한번 시장 대비 차별화된 가격 흐름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쟁력을 토대로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1조5000억원, 32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올해 대비 24%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40%가 넘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4분기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8조3000억원을 기록,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