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회사채 발행액 10조원 육박, 1·2월 이어 올들어 세번째로 많아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부담 줄어…美대선 전 자금조달 서두르기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기준금리 인하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11월 미국 대선 전 자금 조달을 서두르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번 달 회사채가 극성수기인 연초에 버금갈 만큼 발행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발행된 일반 회사채(ABS 제외) 규모는 9조58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13조2577억원), 2월(11조9008억원)에 이어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10월 회사채 발행이 연초처럼 활황을 보이는 것은 흔치 않다는 게 시장 반응이다. 통상 7~8월 휴가철과 반기 보고서 작성으로 발행이 미뤄진 물량이 연말 직전인 9~10월로 몰리긴 하지만, 기관이 자금 투자를 적극 집행하는 연초에 버금갈 만큼 발행 규모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최근 회사채 활황은 우선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인하한 후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올해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서둘러 자금 조달을 마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금리 매력이 커진 영향도 있다. 회사채(무보증 AA-, 3년물 기준) 금리는 7월 말부터 3.4%대 안팎을 오르내려 기준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이 같은 현상이 해소된 것이다. 이후 높은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회사채 시장에 집중됐고, 이에 기업들은 당초 계획보다 발행 물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일례로 롯데하이마트(신용등급 A+)는 전날 2년물 500억원, 3년물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계획보다 각각 100억원, 400억원 증액한 것으로 이는 앞선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훌쩍 넘는 총 355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결과다. 한화에너지(A+)는 전날 2년물 800억원, 3년물 700억원을 발행했다. 수요예측에서 총 9750억원의 주문이 접수되자 당초 계획보다 각각 100억원, 400억원 발행을 늘렸다.
비우량 등급인 BBB급의 회사채도 증액 발행되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전날 1.5년물 회사채를 500억원 발행했는데, 수요예측에서 목표액(300억원)의 2배에 가까운 590억원의 자금이 몰리자 200억원 증액했다. 앞서 수요예측을 무난히 마친 HD현대, 한진, SK실트론 등의 발행도 예정돼있어 이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로 시장 유동성이 증가한 가운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또한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재료”라며 “채권시장에 증가하는 자금이 국고채보다 높은 금리대를 형성하는 크레딧 채권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증가한 채권 발행을 무사히 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