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서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개선 가시화’ 진단
“외환·채권시장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돼”
미·중 갈등 속 ‘기회로 활용할 전략’ 적극 이행
[헤럴드경제(뉴욕)=양영경 기자] “최근 (한국)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는데 한국은 이와 같은 ‘한강의 기적’을 앞으로도 지속해 나가겠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취임 후 첫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아 문학분야에서 기적을 이뤘듯, 한국 경제도 도약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말이다.
최 부총리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우리 경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IR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 자리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푸르덴셜, 모건스탠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 JP모건, 뉴욕 멜론은행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의 고위급 임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관련된 투자자의 질의에 “국제사회가 한국 경제의 신인도와 그동안의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제고 노력을 인정해 준 결과”라며 “내년 3월 전반적인 리뷰가 있을 예정인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그간의 제도개선 사항이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채권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된 만큼 앞으로는 주식시장의 제값받기를 위한 밸류업 지원 방안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혁신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 풍부한 ICT 인프라 등 우수한 AI 생산자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주재 국가 AI 위원회를 중심으로 AI를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전력 공급을 위해 원자력 이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투자자의 지적에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확충하는 동시에, 원자력·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발전 비중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미·중 갈등의 대응 전략과 관련해 “한국은 견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와의 원활한 관계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과학법 등 주요 통상 이슈에 대한 한국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대해서도 긴밀한 상호협력 속에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재부는 이날 발표에서도 미·중 갈등을 비롯해 성장, 대외건전성, 부채문제 등 글로벌 투자자가 제기할 수 있는 우려에 대해 적극 설명에 나섰다. 발표를 맡은 김재환 국제금융국장은 “미국·중국은 한국의 최대 경제협력 파트너이므로 (미·중 갈등이) 한국 경제에는 도전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전기차·배터리 등 한국의 강점 분야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통해 긍정적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작년 4분기 이후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PPT 발표 자료에는 ‘수출 회복과 투자·소비 반등은 한국 경제에 순풍으로 작용할 전망’, ‘한국의 대외적 건전성은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